與, 독소조항 줄인 특검법 공세에 전열 정비…"저급한 정치 행태"

윤선영 2024. 11. 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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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국민의힘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전열 정비에 나섰다. 민주당이 예고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수정안을 '여권 분열 조장 공격 카드'로 규정하고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도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을 둘러싸고 당내 일각에서 부정적 평가가 나오는 것과 별개로 김 여사 특검법에 선을 긋고 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이재명 민주당의 사법방해저지 긴급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왜 한 사람의 범죄가 자유 민주국가의 법 체제에 따라서 단죄받는 것을 막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를 소비해야 하냐"고 쏘아붙였다. 이어 "민주당은 법원에 대해 선심성 예산을 던지면서도 내심 법관을 비하하는 막말을 내뱉고 시위까지 하는 등 모든 방법으로 판사 겁박 무력시위를 자행하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앞장서서 반드시 (민주당을) 막아내고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 7일 열렸던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기자회견 당일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다가 하루 만에 대통령실과 보조를 맞추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11일에는 임기 반환점을 돈 윤 정부의 전반기 성과를 부각하며 "당은 민심을 따라서 변화와 쇄신함으로써 정부가 성공한 것으로 남을 수 있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 눈높이'를 강조하며 대통령실과 대립 양상을 보였던 이전과는 사뭇 다른 태도다.

한 대표의 태도 변화는 이 대표 1심 선고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당정이 분열된 모습을 보이면 좋을 게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칫 '배신자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대표가 '대야 투쟁' 노선을 보다 분명히 하면서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간 불거졌던 당정·계파갈등 노출을 자제하고 '이 대표 때리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당초 친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김 여사 특검법이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봤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한목소리로 김 여사 특검법 수정안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본회의를 고작 이틀 앞둔 시점에 자기들이 상임위원회에서 날치기 강행처리한 법률안을 다시 뜯어고쳐 통과시킨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다"며 "수정안을 급히 제출하겠다는 것 자체가 특검법 원안이 위헌적인 인권유린법이자 삼권분립 파괴법이라는 것을 실토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나라의 법률을 만드는 일을 정략적 흥정 대상처럼 취급하고 특검을 상대 정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공격 카드로 악용하는 것은 매우 저급한 정치 행태"라며 "수사를 정치에 이용하는 민주당의 입법농단에 국민의힘이 놀아날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도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민주당이 장외 집회에서 수가 안 보이자 원내에서 돌파구를 만들어보자는 꼼수로 특검법 수정안을 낸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4일 진행된 두 번째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서 최대 4표가 이탈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이탈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친한계 박정훈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배승희입니다'에서 "이탈표는 지난번보다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며 "대통령이 사과를 했고 변화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특검을 추진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의원 역시 디지털타임스에 "지금은 이 대표 선고에 집중해야 할 때"라면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에서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에 돌입한다 해도 이탈표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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