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아동은 늘 쫓겨날 불안감”···32살에 멈춘 ‘강태완’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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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완아, 늘 그래왔듯이 내가,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활동가들이 (너가 바라는대로) 되게 할게. 너는 아무 걱정하지 마. 국적과 체류자격을 따지지 않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고 있어. 우리 다음에 또 만나자."
김 연구위원은 "태완의 성장을 보았고 태완과 같은 이주아동들이 한국에서 꿈을 키워나가도록 18년 동안 활동했다"며 "강태완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주려고 했다, 이제 무엇을 위해 활동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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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외국인등록증···올 3월 취업까지
“이주아동위해 18년 활동···끝까지 싸우겠다”
“태완아, 늘 그래왔듯이 내가, 그리고 나와 함께 하는 활동가들이 (너가 바라는대로) 되게 할게. 너는 아무 걱정하지 마. 국적과 체류자격을 따지지 않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고 있어. 우리 다음에 또 만나자.”
‘이주와 인권연구소’ 연구위원 김사강 연구위원이 8일 일터에서 사망한 강태완씨(32)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강씨는 27년 전 몽골에서 어머니를 따라 한국으로 이주한 미등록 이주아동으로 살아왔다.
12일 김 연구위원의 강씨에 대한 부고글에 따르면 김 연구위원은 2006년 중학생이던 강씨를 처음 만났다. 이 만남은 그를 이주아동을 위한 활동가의 길로 이끌었다. 김 연구위원은 “한국어가 모국어이고, 한국을 우리나라라고 배운 태완 같은 아이가 체류자격이 없어 언제라도 쫓겨날 수 있는 불안감을 안고 살았다, 이 현실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씨는 29살 때 몽골로 떠나야 했다. 당시 법무부가 자진출국해 본국에 돌아가면 미등록 이주민에게 재입국 기회를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몽골로 떠나기 전 15년 이상 체류한 미등록 이주아동도 체류자격을 주는 제도가 시행됐지만, 강씨는 몽골에서 태어나 이 혜택을 받지 못했다. 30살이 되던 해 강씨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우여곡절 끝에 강씨처럼 국내에서 태어나지 못한 이주아동도 체류자격을 받게 됐다. 강씨는 한국에 온 지 25년 만에 외국인등록증을 손에 쥐었다.
김 연구위원은 강씨를 자신의 자랑으로 여겼다. 강씨의 삶은 이주아동이 어떻게 살 수 있는지 하루하루 희망이었다. 강씨는 대학을 졸업했고 올 3월 전북 김제이 있는 전기 특장차업체 연구위원이 됐다. 김 연구위원은 “법무부 구제대책 연장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위해 태완과 인터뷰 영상을 만들고 약속했던 한우를 먹으러 갔다”며 “박람회 준비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말을 잘 할 수 있느냐’고 내게 물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이제 김 연구위원은 강씨와 더 이상 마주앉아 고민을 듣고 답하지 못한다. 8일 김 연구위원이 이주노동자 안전에 관한 학회에서 발표를 하기 위해 기차를 탄 날 ‘태완이 많이 다쳐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가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학회장을 들어가려고 했을 때 강씨가 결국 사망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김 연구위원은 “태완의 성장을 보았고 태완과 같은 이주아동들이 한국에서 꿈을 키워나가도록 18년 동안 활동했다”며 “강태완이라는 이름이 새겨진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주려고 했다, 이제 무엇을 위해 활동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김 연구위원은 다시 강씨로부터 자신을 찾으려고 한다. 그는 유가족, 동료들과 강씨가 당한 사고 진상을 밝히기 위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그는 “다시는 이런 억울한 죽음이 일어나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양종곤 고용노동전문기자 ggm11@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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