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호 실종자 수색, 최대 난관으로 떠오른 ‘대형 그물’…길이만 1.2㎞

선체와 연결된 그물로 인해 수중무인탐사기 기동 제한적
수색당국, 민간 심해잠수사 투입 고심 중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11월11일 오전 12시30분께 제주항 7부두에서 해군 원격조종수중로봇(ROV)을 활용한 수색 과정에서 금성호 침몰 사고 실종자의 시신 1구가 발견돼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새벽 제주 해상에서 침몰한 '135금성호'(금성호) 실종자 수색이 이어지는 가운데 선체와 연결된 길이 1.2㎞의 그물이 최대 난관으로 떠올랐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은 12일 "해군 및 민간구난업체와 조만간 회의를 열어 민간 심해잠수사 투입 시점을 조율한다"고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현재 해군 수중무인탐사기(ROV·Remotely Operated Vehicle)를 활용한 수중 수색은 선체 주변에 산개한 장애물들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수중에 가라앉은 금성호 선체와 연결돼있는 있는 길이 1.2㎞, 폭 100m에 달하는 대형 그물과 ROV와 모함을 잇는 케이블이 꼬여 장비를 회수하는 일이 반복되는 상황이다.

금성호와 같은 대형 선망어선은 그물망을 던져 고등어 등 어류를 가두는 방식으로 조업을 진행한다. 침몰한 금성호의 경우, 선체와 연결된 그물 외에도 주변 폐그물 등 다른 장애물도 산재한 상황이라 ROV의 기동이 제한적이다. 실제로 해군은 지난 11일 4차례에 걸쳐 ROV를 활용한 수중 수색을 벌일 방침이었으나 실제론 2회밖에 진행하지 못했다.

수색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해경 및 해군은 ROV를 대신할 심해잠수사 투입을 고심하고 있다. 심해잠수사의 경우, ROV보다 해저에서 작업이 가능한 시간이 짧은 대신 상대적으로 시야가 넓고 현장에서의 상황 파악 및 판단이 더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다.

선사 측이 계약한 민간구난업체도 금성호 선체 진입을 위해선 그물 제거가 선행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문제의 그물은 해저면 90m 지점에 가라앉은 선체서부터 해수면 35m 아래까지 길게 뻗어있는 상태다. 업체는 해수면에서 가까운 그물부터 잘라나가는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바지선을 앵커로 고정하고 그물을 제거하기까지 최소 7일은 소요될 것이란 계산이다.

그물 제거 작업의 경우 민간 심해잠수사 9명이 2인1조로 팀을 이뤄 진행될 것으로 보여진다. 민간 심해잠수사의 경우, 호흡용 공기통을 메고 최대 60m까지 잠수해 20~30분(잠수 및 상승시간 제외)간 작업이 가능하다. 실종자 수색 땐 잠수사 헬맷과 연결된 호스로 압축 공기를 공급하는 표면 공급식 잠수가 이뤄질 예정인데, 해당 방식으론 최대 100m까지도 잠수가 가능하다.

민간 심해잠수사들은 그물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만에 하나 그물에 빠져있을지도 모르는 실종자 수색까지 병행하게 된다. 다만 조류가 1노트 이상이 되면 현실적으로 작업이 어려워 기상 상황이 수색 기간 전반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129톤급인 금성호는 지난 8일 오전 4시31분쯤 제주 비양도 북서쪽 약 22㎞ 해상에서 '배가 기울고 있다'는 신고 후 완전히 침몰했다. 이 사고로 바다에 빠진 승선원 27명 중 15명이 인근 선박에 의해 구조됐으나 이 중 한국인 2명은 사망했다.

따라서 당초 실종자는 12명(한국인 10명, 인도네시아인 2명)이었으나, 이들 중 한국인 1명의 시신이 지난 9일 야간 수색 과정에서 발견됐다. 이튿날인 10일에도 한국인 선원 1명의 시신이 추가로 발견돼 현재 금성호 승선원 피해는 사망자 4명, 실종자 10명으로 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