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상설화·피감 기관 세분화로 전문성 높여야" [<4·끝> 민생뒷전 국감, 이대론 안된다]

최아영 2024. 11. 1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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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반복되는 '정쟁 국감' '호통 국감' '맹탕 국감'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국정감사가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선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국정운영 부실을 파헤쳐 합리적인 정책 궤도를 재설정하기 위해선 국감 상설화와 상임위원회 세분화를 통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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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최대 성과를 위해 정쟁화돼"
"상설화로 지속 감시 시스템 작동해야"
"상임위별 소관 직무 너무 넓어"
"상임위 세분화로 전문성 확보"
정성은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공공정책학과 교수
하상응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파이낸셜뉴스] 매년 반복되는 '정쟁 국감' '호통 국감' '맹탕 국감'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국정감사가 '국민 삶의 질 향상'이라는 본연의 취지를 달성하기 위해선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국정운영 부실을 파헤쳐 합리적인 정책 궤도를 재설정하기 위해선 국감 상설화와 상임위원회 세분화를 통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현재처럼 한 달이라는 시간에 쫓기듯 하지 말고, 충분한 기간을 두고 적은 수의 피감기관을 지속 감시해야 국감 효과를 명확히 도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본지는 12일 정성은 건국대학교 행정대학원 공공정책학과 교수와 하상응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에게 국감의 합리적 제도개선 방향성을 물었다.

정 교수는 "개별 상임위에서 다루는 소관 직무가 너무 넓다"며 "전문성이 중요한 두 영역을 모두 다루는 상임위의 경우에는 세분화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원 구성 시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이 정무적 이유로 상임위에 배정되는 것도 문제 삼았다. 그는 "국회 스스로 있는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생기는 문제도 많다"며 "원 구성이 정당 간 권력 경쟁의 한 장면이 되고 있다. 원 구성부터 국회법을 준수하는 등 근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하 교수는 "지나치게 짧은 일정을 정해놓고 그 기간 안에 모든 감사를 몰아서 하고 있다"며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중요한 사안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이 작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또 정책 국감이 되기 위해선 궁극적으로 개헌을 통한 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내각제적 요소를 내포한 한국의 대통령제 하에서 여당은 국감에서 대통령과 행정부의 편을 들 수밖에 없다"며 "순수 대통령제로의 개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하 교수와의 일문일답.

ㅡ매해 정쟁 국감이 반복되는 이유는.
정=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황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고민이 깊지 않은 듯하다.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국감 스타'가 되고자 하는 욕심은 가득하나, 왜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하고 정치 뉴스를 회피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없다. 또한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며 국감장에서 정치 이슈를 다룸으로써 각자 소속된 진영으로부터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더 커지고 있다. 이번 국감의 경우, 야당 의원의 첫 질의는 김건희 여사 의혹으로 시작됐다.

=짧은 시간 내에 국회의원 본인의 얼굴 혹은 목소리를 일반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일부 국회의원들의 사욕에 기인한다고 본다. 또한 언론의 문제이기도 하다. 모범적인 국감 과정은 보도하지 않고, 극단적이고 특이한 정쟁만을 주목하는 경향은 지양해야 한다.

ㅡ정책 국감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가장 필요한가.
=상시 국감이 필요하다. 피감 기관에서는 국감 기간만 모면하려는 심리가 작동되고, 국회에서는 단기간에 최대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를 하는 경향이 있다. 시간적 여유를 갖고 중요한 사안을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시스템이 작동해야 국회의 지적 사항을 피감 기관이 충실히 반영했는지 여부까지 확인 가능하다.

=개별 상임위에서 다루는 소관 직무가 너무 넓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같이 전문성이 매우 중요한 두 영역을 모두 다뤄야 하는 상임위의 경우는 세분화해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또, 개별 의원실의 전문성이 약하다. 13대 국회부터 교섭단체 간 합의에 따라 원 구성을 하는 관행을 따르고 있다 보니, 초선 당선인들은 본인이 어떤 상임위에 소속될지 모르는 채로 임기를 시작해 보좌직원 구성에 문제가 생긴다. 직능대표 개념으로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된 의원들조차 본인의 전문 분야 상임위에 소속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임위 업무를 파악한 뒤라도 하반기 원 구성이나 재선이 됐을 때 담당했던 상임위보다는 조금 더 힘센 상임위를 지향하는 것도 현실이다.

ㅡ상시 국감은 기간을 여유 있게 주는 반면 피감 기관의 경우 업무 외적으로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상시 국감에 대한 오해가 있다. 상시 국감은 언제든 혹은 상시적으로 국감을 실시하자는 개념이라기보다, 상임위별로 감사를 실시하는 등 분리 국감을 실시하자는 주장에 가깝다. 다만 상시 국감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각 상임위의 소관 직무와 감사 대상, 범위 등에 대한 진지한 고찰이 선행될 필요가 있다.

=세칙을 조율하면 큰 문제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상시 국감이라고 해서 24시간 365일 국회의원이 피감 기관에게 자료 요청을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료 요청의 횟수, 범위 등을 세칙으로 조정하면 된다. 그리고 가급적 지나치게 많은 수의 피감 기관도 줄일 필요가 있다. 피감 기관의 수를 줄이기 어려우면 상임위를 세분화하여 수를 늘리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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