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취임 후 각국 외교장관과 120여회 접촉…한국 찾는 빈도 급증”

정지혜 2024. 11. 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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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조 장관의 간담회는 반환점을 맞은 윤석열정부에서 외교부의 정책 성과 등을 설명하고, 최근 확정된 미국 대선 결과 등에 따른 한국 외교 방향성을 소개하기 위해 개최됐다.

조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도 한·미 동맹이 굳건하게 유지·강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방향이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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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지난 10개월간 100회의 공식 양자 회담을 포함해 각국 외교장관과 총 120여회의 접촉을 하였고, 그 대부분이 상대국 정부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아시면 아마 상당히 놀라실 것 같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취임 이후 지난 약 1년을 돌아보며 “한국의 국제사회 속 위상과 기대가 그만큼 커졌다는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외교장관 회담이나 접촉의 횟수 뿐만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제가 공직을 떠났던 5년 전과 비교할 때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조 장관의 간담회는 반환점을 맞은 윤석열정부에서 외교부의 정책 성과 등을 설명하고, 최근 확정된 미국 대선 결과 등에 따른 한국 외교 방향성을 소개하기 위해 개최됐다. 

조 장관은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도 한·미 동맹이 굳건하게 유지·강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 방향이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미·일 등 소다자 협력의 제도화 등 동맹 강화에 우호적인 대외 여건이 조성돼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라는 평가다.  

미국 우선주의로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보호무역주의 파고가 더욱 거세지는 것을 염려하는 여론을 언급한 조 장관은 이러한 변수가 한·미 동맹의 변치 않는 큰 틀 속에서 조율이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트럼프 행정부가 우방, 동맹, 적국 할 것 없이 불확실성 속에서 파이를 키우는 전략을 쓸 텐데, 이는 위기라기보다 비용 측면으로 본다”며 “다만 트럼프 2기에서는 주변 요소를 복합적으로 고려하기보다 단순화할 가능성이 높아 한·미간 의견이 일치하는 분야에선 행동을 옮기는 것이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최초로 본격적으로 추진한 미국 행정부라는 점에서 윤 정부의 외교기조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고 조 장관은 설명했다. 외교부는 이러한 접점을 바탕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와도 세밀한 정책 조율을 통해 협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FP연합뉴스
선거 기간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24시간 내에 전쟁을 끝내겠다”고 종전 의지를 밝힘에 따라 북·러 밀착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에도 변수가 발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외교부가 미국 신 행정부와 정책을 조율하는 내용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여부 등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캠페인 동안 그렇게 말했지만 전쟁은 한 나라의 결정으로 끝내지지 않는다”며 “새 정부가 오더라도 현 정부 기조를 완전히 무시하진 못할 것이고, 남은 기간 새 정권과 어떻게 조율해갈지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단계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시급히 정책을 바꿀 만한 요소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는 판단이다. 

트럼프 1기 때 방위비분담금 협상(SMA)을 파기하고 다시 시작한 트라우마로 인해 분담금 협상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이다. 이 당국자는 “12차 SMA를 트럼프가 반대할 것이라고 하지만 당선인이 아직까지 이를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며 “1기 때 협상에 대해 본인이 한 것을 과장 섞어 발언한 것일뿐이기 때문에 굳이 우리가 먼저 공개적으로 다뤄서 관심을 끌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룸에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의 신행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미·중 사이에서 한국의 입장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이 당국자는 “흔들림 없는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중 관계를 원만히 발전시켜가도록 미·중 전략경쟁의 파장이 적은 분야부터 하나씩 노력한다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바뀐다고 기본 입장이 크게 달라질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러 외교에 대해서는 한국이 외교 채널을 유지하고 있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전했다. 지난 7월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때 조 장관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만난 것이 이를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대화가 외교의 기본인 만큼 양국 외교 수장이 만나 각자 입장을 터놓고 얘기한 것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며 “다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속하고 있고 북한이 여기에 관여하는 상황에서 더 의미 있는 진전을 내놓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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