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승부는 `맞춤형`에서 갈린다… 삼성·SK하이닉스 사활

박순원 2024. 11. 1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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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이 이번에는 '누가 맞춤형을 더 잘 만드는 지'로 판가름 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HBM3E에서 SK하이닉스가 기술력 우위를 과시했지만, HBM4는 삼성과 SK 모두 가보지 않은 기술 영역"이라며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경쟁에서도 앞설 수 있지만, 삼성 역시 경쟁력을 보여줄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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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 로직다이, 경쟁력 좌우
삼성, TSMC와 기술협력 예정
SK하닉, 엔비디아 동맹 과시
삼성전자 HBM3E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제공>
SK하이닉스 HBM3E 제품 이미지. <SK하이닉스 제공>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경쟁이 이번에는 '누가 맞춤형을 더 잘 만드는 지'로 판가름 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HBM3E(5세대)까지는 발열 관리와 패키징(후공정)이 주요 과제였다면, HBM4(6세대)에선 고객사 맞춤형 로직다이(Logic Die)가 제품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중 출시 예정인 HBM4의 로직다이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직다이는 HBM 맨 아래 탑재되는 핵심 부품으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HBM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HBM3E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 로직다이를 만들어 D램과 연결했는데, HBM4에서는 로직다이가 고객사 요구에 맞는 연산을 수행해야 해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기업이 만들어야 해서다.

HBM4의 데이터 전송 통로인 I/O(입출력 단자) 수가 2048개로, HBM3E(1024개) 대비 2배 늘어나는 점도 특징이다. 업계에서 HBM4 기술 경쟁 양상이 기존 HBM3E 때와 다를 수 있다고 전망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HBM3E에서 SK하이닉스가 기술력 우위를 과시했지만, HBM4는 삼성과 SK 모두 가보지 않은 기술 영역"이라며 "SK하이닉스가 차세대 HBM 경쟁에서도 앞설 수 있지만, 삼성 역시 경쟁력을 보여줄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로직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존 '턴키 솔루션' 전략을 수정해 TSMC와 협력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로직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TSMC와 협력할 계획이다. .

삼성이 로직다이 제작을 외부에 맡기기로 한 것은 자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력 부족을 시인하는 의미일 수 있지만, 이는 HBM4에서 절대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콘퍼런스콜에서 "커스텀 HBM의 베이스 다이 관련 파운드리 파트너 선정은 내외부 관계없이 유연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의 돈독한 관계를 과시하며 HBM4에서도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엔비디아에 HBM3E 8단을 업계 최초로 납품한 데 이어 올 연말에는 HBM3E 12단 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다.

또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HBM '퍼스트 벤더'로 AI 가속기 제품 세부 스펙을 공유 받으며, 차세대 제품 개발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일 'SK AI 서밋' 기조연설을 통해 엔비디아와 AI 반도체 동맹 관계임을 과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HBM3E에서는 발열 문제를 잘 잡는 것이 주요 포인트였지만, HBM4부터는 고객사 맞춤형 메모리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시스템 LSI(반도체 설계) 조직을 둔 삼성, 엔비디아·TSMC와 동맹 관계인 SK하이닉스 모두 각기 다른 경쟁력을 발휘하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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