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AI 반도체 역량 키운다”…텐스토렌트와 협업 추진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과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가 만난 모습. LG전자 제공

엘지(LG)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역량 강화’를 선언했다. 인도 법인의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기업가치 띄우기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엘지전자 발표를 보면,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미국 인공지능 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인 텐스토렌트의 짐 켈러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협업을 논의했다. 짐 켈러는 미국 애플과 에이엠디(AMD)를 거친 인물이다.

엘지전자는 협업을 계기로 “인공지능 반도체 역량을 확 키운다”는 계획이다. 협업 내용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 회사는 “양사는 칩렛 기술 등 차세대 시스템반도체 분야 역량을 강화한다”며 “가전부터 스마트홈, 모빌리티, 영상 관련 서버용 프로세서 등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협업 기회를 찾고 (있다)”고 했다. 칩렛은 하나의 큰 칩 대신 여러 작은 칩을 만들어 하나로 묶는 것으로, 성능과 생산 효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받아왔다.

기업 정체성을 ‘인공지능 반도체’로 전환하기 위해 나선 셈이다. 그간 엘지전자는 인공지능 기능이 포함된 자사 가전제품에 탑재되는 반도체를 설계해왔다. 텔레비전(TV)용 칩 ‘알파 9’ 시리즈에 이어 지난해에는 가전용 칩 ‘디큐-시’(DQ-C)를 선보였다. 가전용 반도체는 스마트폰·컴퓨터(PC)용처럼 성능이 좋을 필요가 없어 설계 난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인공지능 반도체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증시를 염두에 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엘지전자는 최근 인도 법인의 현지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엘지전자가 인도에서 상장 주관사를 추가 선정했으며, 기업가치 130억달러(약 18조원)를 목표로 한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재연 기자 ja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