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연일 폭등…트럼프 행정부 규제완화 기대 상승

정남구 기자 2024. 11. 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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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한 뒤 가상자산을 대표하는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재임 때 가상자산을 '사기', '범죄'로 간주했던 트럼프 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완전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자는 7월27일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 2024'에 연사로 참석해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대통령에 당선하면) 임기 첫날 게리 겐슬러(증권거래위원장)를 해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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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9만 달러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사진은 12일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 연합뉴스

지난 5일 치러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한 뒤 가상자산을 대표하는 비트코인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공화당이 연방의회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다수당이 될 것이 확실해지면서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트럼프와 공화당 주도 의회가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를 대폭 풀 것이라는 기대감이 매수 심리를 부채질한 것으로 보인다.

12일(한국 시각) 미국의 가상자산거래소 코인베이스 시세를 보면, 오후 3시 1비트코인은 8만8459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한국 거래소 빗썸에서는 24시간 전에 견줘 8.86% 오른 1억2570만원에 거래됐다. 이더리움, 도지코인, 시바이누 등 다른 가상자산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코인베이스에서 거래된 비트코인 가격은 트럼프의 당선이 확실해진 6일 7만5649.9달러로 전날보다 9.0% 올랐다. 이어 9일까지 사흘간은 소폭 상승에 그쳤으나, 10일(종가 8만0444.2달러) 4.9% 오르고, 11일(종가 8만8753.4달러) 또 10.3%나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이 8만달러를 넘긴 것은 사상 처음이다. 5일 이후 11일까지 상승 폭은 27.9%에 이른다.

비트코인은 가격 변동이 너무 심해 화폐로서 구실을 하기가 어렵고, 다른 경제적인 쓸모도 아직 입증되지 않고 있어 널리 인정받는 가치 평가 모델이 없다. 거래소가 생기고,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관심을 보이며 가격이 큰 폭으로 뛰었으나, 주요 국가의 규제 당국은 여전히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경우 가상자산을 증권으로 규정하고 2017년부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 뉴욕 지방법원이 리플의 네이티브 코인 엑스알피(XRP)가 일반 투자자의 거래에서는 증권이 아니라고 판결하자, 지난 10월 이에 불복해 항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통령 재임 때 가상자산을 ‘사기’, ‘범죄’로 간주했던 트럼프 당선자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완전히 달라진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자는 7월27일 열린 ‘비트코인 콘퍼런스 2024’에 연사로 참석해 “미국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며 “(대통령에 당선하면) 임기 첫날 게리 겐슬러(증권거래위원장)를 해임하겠다”고 말했다. 8월29일 엑스(X)에 올린 메시지에서는 “미국이 지구의 암호화폐 수도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가상자산업계의 코인베이스와 리플이 후원한 정치자금모금단체(PAC) 페어셰이크는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이번 선거에서 1억3500만달러를 썼다. 가상자산에 비판적인 상원 은행위원회 위원장 세러드 브라운 의원(민주당) 등의 낙선을 이끌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가상자산업계 로비 단체인 ‘스탠드 위드 크립토’가 현재 의회에 가상자산을 지지하는 정치인이 284명인 반면, 반대 정치인은 132명이라고 추정했다”며 “페어셰이크는 2026년 중간 선거를 위해 이미 7800만 달러를 모았다고 밝혔다”고 지난 9일 전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정치자금모금단체는 페어셰이크보다 많은 2억달러를 썼다고 에이피(AP) 통신은 12일 전했다. 테슬라 주가는 선거 뒤 5거래일 동안 44% 뛰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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