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사진 비용 다 냈는데, 파일값 또 내라…공정위 제재

스드메 필수 항목에 비용 따로 청구
공정위, 결혼대행사 약관 시정하라

서울 마포구 아현동 웨딩 거리 한 웨딩드레스 판매점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예비 신혼부부가 결혼식을 위한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수 항목을 기본제공 서비스에서 제외한 뒤 별도 비용을 부과한 ‘결혼 준비 대행업체’의 불공정 약관이 적발돼 시정 조처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18개 주요 결혼 준비 대행업체의 약관을 심사해 필수적인 서비스 요금을 따로 받도록 구성한 조항 등 6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고 밝혔다. 결혼 준비 대행업체를 통한 스드메 패키지 계약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자, 공정위가 직접 주요 업체들의 약관을 들여다본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결혼 대상자 가운데 52.3%가 대행업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모든 대행업체가 스드메 준비에 필수적인 항목을 기본 서비스에서 제외한 뒤 별도 비용을 청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스튜디오 촬영의 사진 파일 구매비용, 드레스를 입어보는(피팅) 비용, 오전 7∼8시 시작할 경우 부과되는 메이크업 얼리 스타트비용 등이 대표적이다. 결혼을 준비하고 진행 과정에서 예비 부부들이 대부분 필요하다고 보는 항목이다. 예컨대, 드레스를 입어보지 않고 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데도 피팅 비용을 별도 비용으로 청구한 것이다.

대행업체들은 이런 방식으로 스드메 패키지 가격을 낮춰 소비자를 유인했고, 소비자들은 저렴한 패키지 가격만 보고 계약했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 비용을 지불할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 시정 권고에 따라, 18개 대행업체 모두 별도 비용을 청구해온 필수 항목을 기본제공 서비스에 포함하는 내용으로 약관을 손봤다.

이 밖에 스드메 추가 항목의 가격 및 위약금 세부 기준을 명시하지 않고,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하는 조항도 불공정 약관으로 지적돼 모두 개선됐다. 신용호 공정위 약관특수거래과장은 “대행업체를 이용한 소비자 절반 이상이 서비스 및 가격 정보가 불명확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시정된 약관이 제대로 이행되는지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