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금고·농협 ‘가계대출 풍선효과’ 규제 허점은 없나 [뉴스AS]

조해영 기자 2024. 11. 12.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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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계대출 급증 국면에서 나타난 풍선효과를 설명하는 듯한 이 문장은 2017년 2월 정은보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의 발언입니다.

10월 가계대출은 은행권의 증가 폭은 줄고, 새마을금고와 지역농협 등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증가하는 전형적인 풍선효과의 양상을 보였습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와 마찬가지로 과거 가계부채가 급증하던 기간에 은행의 가계대출이 큰 폭 오른 뒤 주춤해지면, 새마을금고·상호금융·신협의 증가세가 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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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한 저축은행 지점 모습. 연합뉴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은행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가 속도가 빠르고…정부도 ‘제2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가장 중요한 과제로 인식하고…”

최근 가계대출 급증 국면에서 나타난 풍선효과를 설명하는 듯한 이 문장은 2017년 2월 정은보 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의 발언입니다. 이 외에 “가계대출이 급격히 확대되는 기관에 현장감독을 실시하고 엄중 조치하겠”다는 발언도 있었는데, 지난 11일 금융당국이 내놓은 “가계부채 증가세가 두드러진 업권과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취급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라는 입장과 대동소이합니다.

10월 가계대출은 은행권의 증가 폭은 줄고, 새마을금고와 지역농협 등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이 증가하는 전형적인 풍선효과의 양상을 보였습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올해와 마찬가지로 과거 가계부채가 급증하던 기간에 은행의 가계대출이 큰 폭 오른 뒤 주춤해지면, 새마을금고·상호금융·신협의 증가세가 커졌습니다. ‘버블세븐’이 있었던 2005∼2006년을 보면,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이 한해 10%를 웃돌고 2007년 5.04%로 감소했는데 새마을금고는 2005∼2006년에는 각각 1.95%, 4.42%의 낮은 증가율을 보이다 2007년에는 이 비율이 13.20%로 치솟았습니다. 2015∼2016년에도 은행의 증가율이 8.48%에서 9.52%로 소폭 오르는 동안 새마을금고(8.90→23.94%), 상호금융(7.11→12.70%)의 증가율은 더 크게 올랐습니다.

은행을 누르면 제2금융권이 튀어나오는 현상은 사실 자연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은행의 금리가 비교적 낮고 전체 가계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보니, 은행을 옥죄면 다소 높은 금리를 감내하더라도 제2금융권을 찾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금융위 관계자는 “통상적인 상황이라면 은행에서 주로 빌리지만, 지금처럼 은행의 여신심사가 강화되면 제2금융권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제2금융권 가운데서도 상호금융은 은행과 금리 차도 크지 않아 이번에 증가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올해 가계부채 급증 국면에서는 새마을금고와 농협이 주담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유인도 갖춰져 있었습니다. 부동산 피에프(PF) 부실 이후 기업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가계대출로 눈을 돌린 겁니다. 은행이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대출 조건을 강화한 사이 이들은 ‘막차’ 수요를 자극하며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섰습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이들 금융기관 안팎의 거버넌스 문제가 거론됩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주무부처가 행정안전부라 2년 전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 사태 때도 금융당국의 감독 기능을 강화해야 한단 지적이 나왔고, 이에 따라 행안부와 금융위는 올해 초 건전성 감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기도 했습니다. 농협 역시 주무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입니다. 또, 이들 기관은 전국 각지에 수많은 단위 금고·조합이 있다 보니 중앙회의 입김이 세지 않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결국 풍선효과가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동일규제를 적용해야 한다.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만큼 앞으로 금융당국도 감독을 강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지금처럼 가계대출이 늘면 금융기관 리스크 차원에서도 살펴야 한다”면서도 “다만 제2금융권은 은행에서 밀려난 사람들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기능이 있는 만큼 동일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꼭 정답인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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