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부부가 2기 행정부에 들어가지 않는 진짜 이유는

김송이 기자 2024. 11. 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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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문불출 이방카, 승리 연설에 등장
2기 행정부서 직책 안 맡을 예정
겉으로 밝힌 이유는 “가정 충실위해”
“백악관 입성 시 이해충돌 문제 발생”

“승리 연설을 하는 트럼프 곁에 이방카 트럼프와 제러드 쿠슈너가 나타났다. 이 모습은 쿠슈너 회사에 약 30억 달러를 투자한 해외 파트너들에게 그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참여할 의도는 없지만, 여전히 차기 지도자와 가까운 관계에 있음을 안심시켰을 것이다.”

지난 6일(현지 시각) 미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연설하는 모습을 이방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슈너가 바라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1일(현지 시각) ‘쿠슈너의 해외 사업 관계가 비공식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쿠슈너가 미국 정부에 있지는 않지만, 해외에서 미국의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는 2016년, 2020년 대선과 달리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트럼프가 승리 연설을 할 당시 오랜만에 공개 석상에 등장했다.

트럼프 1기 때 백악관 선임고문으로 활동했던 이방카·쿠슈너 부부는 2기 행정부에서는 어떤 직책도 맡지 않을 예정이다. 겉으로 밝힌 이유는 가정 생활에 충실하기 위해서다. 이방카는 2년 전 “아버지를 정말 많이 사랑한다”면서도 “우리는 어린아이들과 가족이 되어가는 생활을 우선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부부가 백악관에 입성하지 않는 진짜 이유가 이해 충돌 문제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쿠슈너는 지난 2021년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투자펀드인 ‘어피니티 파트너스’를 설립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패션브랜드 사업을 하던 이방카가 백악관에서 선임보좌관이 되자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지고 해당 사업을 접었는데, 이들 부부가 2기 행정부에서 직책을 맡을 시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이미 미 상원의 조사를 받고 있기도 하다. 상원 재무위원회는 어피니티 파트너스가 외국 고객들로부터 받는 투자수수료에 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어피니티 파트너스는 거의 모든 투자를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받았지만, 막대한 수수료를 지급 받았을 뿐 3년간 수익을 단 한 푼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화당 소속인 전 뉴저지주 주지사 크리스 크리스티는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쿠슈너와 이방카가 백악관에서 나와 몇 달 후에 사우디에서 20억 달러를 받았다”면서 “그가 ‘투자 천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면 4년 동안 미국 대통령 옆에 앉아 사우디를 위해 호의를 베풀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쿠슈너가 대표로 있는 사모펀드의 고객이 백악관 시절 친분을 쌓은 중동 측 정부와 기업 인사들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정부, 세계 최대 전자 계약 제조업체 폭스콘의 설립자이자 대만의 억만 장자인 테리 고우 등이다. 쿠슈너가 자산운용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1억1200만 달러(약 1543억원)로 알려졌다.

지난 3월 인도 구자라트에서 열린 무케시 암바니의 아들 아난트 아바니의 결혼식 전 축하 행사에서 이방카 트럼프가 무케시 암바니의 아내 니타 암바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NYT는 “트럼프가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이방카 부부가 새로운 거래에서 특별 대우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라며 “특히 이미 진행 중인 프로젝트처럼 그들의 거래가 외국 정부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때 더 그럴 것인데, 그들이 진행 중인 여러 프로젝트에서 비슷한 일도 있었다”고 지난달 보도했다.

정치 활동은 이방카에게 금전적 손실을 가져다 줄 뿐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미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이방카는 이방카의 패션 브랜드를 취급하던 미 의류제조 업체 G-III와의 계약으로 2013~2018년 1600만 달러(약 224억원)를 벌었고, 2009~2016년 다른 사업 활동으로 1100만 달러(약 155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정치 활동을 시작하면서 그녀의 현금 흐름이 막혔다.

포브스는 “트럼프가 2017년 대통령이 됐을 때 이방카는 급여를 포기하고 백악관 최고 고문이 됐고, 그녀의 정부 업무는 무급이었다”면서 “그녀는 자신의 두 번째 저서인 ‘일하는 여성들’로 100만 달러 이상의 인세를 받기도 했지만, CNN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윤리 규정에 따라 수익금 중 일부를 자선 단체에 기부했다고 밝혔다”고 했다. 결국 정치 활동과 멀어져야 이방카 부부가 더 많은 금전적 이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정치 무대에서 사라진 이방카는 곳곳을 누비며 활발한 사교 활동을 하고 있다. 말리부 리조트에서 킴 카다시안 등 셀럽들과 파티를 열거나,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프 베이조스의 60번째 생일 파티에 참석했다. 인도에서 열린 인도 재벌 아트 암바니의 결혼식장에도 등장했다. 대선 과정에서 카멀라 해리스를 공개 지지한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 현장에서 포착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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