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약바이오 비상하려면 약가정책부터 바꿔야 [기고]

2024. 11. 12. 16:1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핵심 분야이자 성장 동력이다.

지난해 발표된 제3차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에 따르면 국내 제약 시장은 약 25조4000억원 규모로 세계 13위이며 바이오의약품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취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합리적 정책 설계를 통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약바이오 경쟁력 키운다지만
신약개발은 길고 험난한 여정
혁신신약 개발 10년 이상 걸려
연구개발 촉진시키려면
합리적인 약가정책이 중요
'베스트인클래스' 제값 줘야

제약바이오 산업은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핵심 분야이자 성장 동력이다. 지난해 발표된 제3차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에 따르면 국내 제약 시장은 약 25조4000억원 규모로 세계 13위이며 바이오의약품 수출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해온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 정부도 바이오헬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 디지털 신약 개발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시간과 자원이 필요하다. 최소 10년에서 15년 이상 기간을 잡아야 하고 평균 비용도 10억~26억달러(약 1조3000억~3조5000억원)에 이른다. 성공 확률은 후보 물질 수만 개 중 단 하나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국가별 의약품 가격(약가) 정책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합리적 약가 정책을 통해 제약 부문 R&D 투자를 촉진하고 신약 개발 성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에 큰 기여가 될 것이다.

약가 정책과 기업의 R&D 투자 간 영향을 분석한 선행 연구를 보자. 제약 시장 규모가 1% 확대될 때 신약 출시 건수는 4~6% 증가하고, 의약품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R&D 투자가 6% 증가하는 반면, 약가가 50% 하락할 경우 신약 R&D 파이프라인은 14~2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연 매출 1조원이 넘는 의약품을 '글로벌 블록버스터'로 보는데, 제3차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새로운 약리기전(First-in-Class) 신약과 동일 계열 내에서 더욱 진보된(Best-in Class) 신약을 아우르는 성과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국내 제약사 파이프라인에서 퍼스트인클래스 신약 비중은 아직 5%에 불과하다.

필자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베스트인클래스 신약에 적정한 가치를 반영해줘야 한다는 점이다. 지금 정책하에서는 R&D 관점에서 베스트인클래스 신약으로 분류되더라도 질환별 최종 성과지표에서 현격한 차이를 보이지 못하면 제대로 된 값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현행 평가 틀에서는 이런 약들도 '효과 비열등 신약'으로 분류돼 십수 년이 경과한 '1세대 치료제(Old Molecule)나 특허가 만료된 제네릭약의 시장 가중평균가를 벗어나기 어렵다.

일례로 동아에스티의 '시벡스트로'는 해외에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경쟁 약물의 특허 만료로 인해 낮은 약가가 책정돼 판매 중단과 허가 취하에 이르렀다. SK바이오팜의 '수노시'와 '엑스코프리'도 해외에서는 매출이 증가하고 적응증이 계속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는 아직 시판 소식이 없다.

우리나라는 1999년 선플라주(SK제약)부터 2022년 11월 엔블로정(대웅제약)까지 총 36개의 국산 신약이 허가됐으나 이들 중 퍼스트인클래스 신약 사례는 아직 없다. 정부가 베스트인클래스 약가 정책을 편다면 제약 부문의 R&D 활성화를 촉진하고 국내 보건의료 수준을 상승시키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일본은 기존 유사 약물이 없는 신약에 대해 제조(수입)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 제반 비용을 고려한 원가 계산 방식과 함께 획기성·유용성을 반영한 다양한 약가 가산룰을 운영한다.

대만에는 자국 임상시험을 수행한 신약에 대해 가격을 10% 우대하는 기전이 있다. 프랑스는 신약의 원료나 완제의약품이 자국에서 생산될 경우 국외 참조 국가(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보다 높은 약가를 책정한다.

올 상반기에 37번째 국산 신약이 허가돼 신속히 급여 등재된 성과가 있었고, 38번째 국산 신약의 허가도 곧 예정돼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취를 통해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 발전과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합리적 정책 설계를 통한 동기부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유승래 동덕여대 약대 교수]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