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도 짐칸도 ‘뻥’… ‘갱단의 나라’ 아이티 상공서 총 맞은 美여객기
갱단 폭력으로 무법천지가 된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미국 민항기가 총탄을 맞아 이웃 국가로 항로를 긴급 변경하는 일이 발생했다.
11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州) 포트로더데일을 출발한 스피릿 항공 여객기가 목적지인 아이티 포르토프랭스로 접근하던 중 상공에서 총격을 받고, 이웃한 도미니카공화국으로 항로를 바꿔 산티아고 지역에 착륙했다.
이 일로 포르토프랭스로 향하던 여객기들은 회항했고 현지 투생 루베르튀르 국제공항도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공격받은 여객기 승객 중엔 다친 사람이 없었으나 승무원 한 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사 측은 여객기를 검사한 결과 총격과 일치하는 손상 증거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단 총격이 누구의 소행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총격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기내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다. 승객이 앉은 좌석 옆은 물론 기내 짐칸에도 총탄 자국으로 보이는 구멍이 뚫린 모습이 담겼다. 여객기 동체 외부에 난 크고 작은 구멍도 찍혔다.
최근 아이티에서는 살인·약탈·성폭행·납치·방화 등 갱단 활동에 치안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폭력 사태 속 권력 다툼도 이어지고 있는데, 행정부 공백 사태를 메우기 위해 활동하던 개리 코닐 임시 총리도 취임 5개월여 만인 지난 8일 해임됐다. 이후 대선 준비 등을 위해 출범했던 과도위원회는 기업가 출신 디디에 피세메를 새 총리로 임명했다.
서반구 최빈국으로 꼽히는 아이티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후 주민들이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 9월 “아이티 인구 절반에 달하는 540만여 명이 기아에 직면해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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