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14~21일 중남미 순방 “한·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트럼프와 만남도 추진

유새슬 기자 2024. 11. 1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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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기간 중 트럼프와 만남도 추진···가능성은 낮아
페루 APEC·브라질 G20 정상회의 참석
한국, APEC 차기 의장국…의장기 인계받을 예정
대통령실 “한·중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 커”
한·일 정상회담 예정…“한·미·일도 적극 논의 중”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이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순방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중남미 순방을 떠난다.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서 한·중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한·일과 한·미·일 정상회담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오는 14일부터 21일까지 5박8일 일정으로 페루와 브라질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APEC 정상회의는 페루 리마에서, G20 정상회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개최된다. 한국은 내년 경주에서 APEC을 주최하는 차기 의장국이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오는 14일 서울을 출발해 같은 날(현지시간) 저녁 페루 리마에 도착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5일 오전 APEC 회원국과 비회원 초청국 간 비공식 대화에 참석한 뒤 APEC 기업자문위원회와의 대화, CEO 서밋 인계식에 차례로 참석한다. CEO 서밋 인계식에서는 차기 CEO 서밋 의장을 맡게될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연설을 하고 윤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한다.

윤 대통령은 16일 APEC 회원국 정상들의 리트리트에 참석한다. 리트리트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를 말한다. 리트리트 말미에 윤 대통령이 올해 APEC 의장국인 페루로부터 의장기를 인계받는 순서도 계획돼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페루 공식 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간 방산 협력을 위한 행사에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한 다음 18일 기아·빈곤 퇴치 연합 출범식에 참석해 기아와 빈곤 퇴치에 대한 대한민국의 구체적인 기여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19일에는 기후 위기 극복과 청정에너지 전환을 위한 국제 협력을 제안할 계획이다.

김 차장은 “APEC과 G20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국제 사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규범 기반의 국제 질서가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역설할 것”이라며 “러·북 군사 협력에 대한 국제 사회의 연대 필요성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APEC과 G20 기간 다수 국가들과의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 열심히 협의 중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번 다자회의 계기에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적극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 기간 중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 측과 긴밀하게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변수가 있는 만큼 새로운 변화가 있으면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계획대로 이뤄진다면 5박 8일의 일정”이라며 “추가적인 변수가 0.1%라도 있는 경우 확언해서 몇 날, 몇 시에 도착한다는 것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이 가능해지면 순방 귀국 일자가 변경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의 만남 가능성은 현재로선 높지 않은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중 회담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 후 2년 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주 앉게 된다. 한국의 대중국 외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출범하면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한 트럼프 당선인은 국가안보보좌관, 국무장관 자리에 대중국 강경파 인사들을 기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입장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면서도 미국의 대중국 적대 정책에 지나치게 연루되지 않으면서 중국과의 관계를 다져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중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특별한 의제를 논의하기 보다는 큰 틀에서 양국 간 협력에 관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양자 회담은 지난달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 계기로 성사된 데 이어 이번에도 열릴 예정이다. 이시바 총리가 참석하는 첫 한·미·일 정상회의가 이번 중남미 순방을 계기로 개최될지도 관심이다. 3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임기 중 연내 정상회의를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고위 관계자는 “이번 다자회의 계기에 그런 한·미·일 정상회의를 개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실적으로 세 정상이 만나더라도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3국 협력을 강화하자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

김건희 여사는 이번 순방에 동행하지 않는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명태균씨와의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국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논란 등이 불거지자 김 여사의 활동을 자제하는 차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김 여사가 순방 불참 기조를 이어갈지는 불투명하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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