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ICC 검사장 성비위 의혹, 외부기관에 조사 맡긴다

“공정 절차 보장 위해”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이 2월 12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카림 칸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사장의 성비위 의혹과 관련해 독립적인 외부기관이 조사를 벌인다.

국제형사재판소는 이날 11일(현지시각) 당사국 총회 의장 명의 성명에서 “의장단을 대표해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장의 부정행위 혐의에 대한 외부조사를 요청한다”며 사건 당사자들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당사국 총회 의장 바이비 카우코란타는 외부조사가 “완전히 독립적이고 불편부당하며 공정한 절차를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칸 검사장은 그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에 대해 성적으로 비위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칸 검사장은 국제형사재판소 다른 부서에서 근무하던 직원을 자신의 부서로 전보한 뒤 출장에 동행하며 성적 접촉을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칸 검사장은 이에 대해 “자신과 국제형사재판소를 광범위하게 공격하고 위협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며 의혹을 부인해 왔다. 그는 이번에도 외부기관의 조사와 “이런 법적 절차에 참여할 기회”를 환영한다며 “국제형사재판소 검사로서 모든 다른 기능은 계속 수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칸 검사장은 국제형사재판소 검사실의 독립성을 강력히 변호해온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칸 검사장은 지난 5월 가자 전쟁과 관련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당시 국방장관, 하마스 지도부 세 명에 대해 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해 주목을 받았다. 이에 대해 국제형사재판소는 아직 영장발부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앞서 지난해 3월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전쟁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은 바 있다.

칸 검사장은 국제재판에서 전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찰스 테일러 전 시에라리온 대통령을 변호한 이력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또 인도주의에 반한 죄를 저지른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에 기소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의 변호도 맡았으며, 리비아 전 지도자 무하마르 카다피의 아들 세이프 알이슬람 카다피의 변호인도 맡았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