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도 생각 못했다”… 제주4·3 행불자 75년만의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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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만에 할아버지 유해를 찾게 될지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가 살아계셨으면 정말 기뻐했을 텐데."
12일 양성홍(77) 제주4·3 행방불명인유족회 회장은 광주형무소 옛터에서 발굴된 유해 중 1구가 제주4·3 당시 행방불명된 할아버지의 유해로 확인되자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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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당시 사망한 양천종씨로 확인
“75년 만에 할아버지 유해를 찾게 될지 꿈에서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어머니가 살아계셨으면 정말 기뻐했을 텐데….”
12일 양성홍(77) 제주4·3 행방불명인유족회 회장은 광주형무소 옛터에서 발굴된 유해 중 1구가 제주4·3 당시 행방불명된 할아버지의 유해로 확인되자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양 회장은 “할아버지는 죄도 없이 광주형무소에 끌려갔다가 1949년 12월 4일 사망했다는 통지를 받았다”면서 “3년 뒤 어머니가 광주로 찾아갔지만 끝내 유해를 찾을 수 없었는데, 70여년 만에 할아버지를 모실 수 있어 감사할 뿐이다. 이제는 아버지 유해만 찾으면 원이 없겠다”고 말했다. 양 회장의 아버지 양두량(당시 27세)씨도 4·3 당시 대전형무소로 끌려가 행방불명됐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광주형무소 옛터에서 발견된 무연고 유해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한 결과, 유해 1구가 광주형무소 수감 중 숨진 고(故) 양천종(1898년생)씨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도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로부터 제공받은 광주형무소 옛터 발굴유해 261구의 유전자 정보를 4·3 희생자 유가족의 유전자 정보와 대조한 끝에 양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제주읍 연동리(현재 제주시 연동) 출신인 양씨는 4·3 당시 집이 불에 타자 가족들과 함께 인근 노형 골머리오름으로 피신했다가 1949년 3월 토벌대의 회유 공작으로 스스로 피신처에서 나왔다. 이후 제주시 주정공장에서 한 달여간 수용 생활을 하다 풀려났지만 1949년 7월 농사일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다시 체포돼 광주형무소에 수감 생활 중 사망했다.
광주형무소는 4·3 당시 제주도민들이 처음으로 수감된 육지부 형무소로, 최소 179명의 제주도민이 수감된 기록이 있다. 4·3 당시 제주에는 형무소가 없어 불법적인 군사재판을 받고 광주형무소를 비롯해 대전, 부산, 대구 등 전국 각지의 형무소로 끌려간 후 행방불명된 제주도민은 최소 2,530명에 이른다.
양씨의 유해는 오는 12월 16일 유가족과 제주4·3 희생자유가족회, 관계기관 관련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계 절차를 거쳐 유족회 주관으로 광주 현지에서 제례를 지낸 후 화장될 예정이다. 이후 12월 17일 항공편으로 75년 만에 고향 제주로 봉환돼 봉환식과 신원확인 보고회가 진행된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대전 골령골, 경산 코발트광산, 전주 황방산, 김천 등의 발굴유해에 대해서도 타 지자체와 협력해 4·3 희생자 신원확인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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