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스 마시면 코로나 억제에 도움" 남양유업 허위광고 벌금형 수용, 항소 안 하기로

남양유업 "실망과 불신 느낀 소비자께 죄송"
법인에 벌금 5000만원, 전직 임원 벌금 2000만원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발효 유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허위 광고해 벌금형을 선고 받은 남양유업이 항소 하지 않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12일 입장문을 내고 "1심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항소 없이 법원 결정을 수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7일 식품의약안전처의 고발로 재판에 넘겨진 남양유업과 전직 임직원에게 검증되지 않은 효과를 허위 광고한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해 벌금형을 내렸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이 2021년 5월 4일 서울 논현동 본사 3층 대강당에서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효과 논란에 대국민사과를 하면서 회장직 사퇴를 밝혔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

1심 재판부는 불가리스 허위 광고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이 전 대표와 박 모 전 항바이러스 면역연구소장에게 각각 벌금 2000만원, 남양유업 법인에게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코로나로 인해 전 국민이 신체에 대한 위협을 받아 우려가 크던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은 효과를 광고한 죄책이 중하다고 판단했다.

남양유업은 지난 2021년 4월 한 학술 토론회에서 불가리스에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불가리스 발효유를 바이러스에 주입해 보니 바이러스가 78% 줄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자 질병관리청은 인체 대상의 연구가 아니라 실제 효과를 예상하기 어렵다며 즉각 반박했고,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회사와 당시 임직원을 고발했다. '거짓 광고' 불매운동이 일어나는 등 파문이 커지자 홍원식 당시 회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물러났다.

남양유업은 "이 사건으로 실망과 불신을 느끼셨을 소비자께 진심 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새 경영진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남양유업은 정직과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이번 일을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 철저한 준법·윤리 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며 "변화와 쇄신을 위한 노력과 소비자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했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