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요 경제 수장 친가상자산 인사로 물갈이 예정”
지난 대선 기간 ‘가상자산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등 경제 수장 자리를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인물들로 채울 전망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을 “전 세계 가상자산의 수도”로 만들겠다는 자신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가상자산에 우호적인 인물들을 주요 경제부처 후보자로 검토하고 있다.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 진영이 현직 규제 당국자와 전직 연방 공무원, 금융 업계 임원들 중에서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으며 이들 중 대다수가 가상자산에 우호적이었다고 전했다.
그중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해임하겠다고 공언한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후임자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대니얼 갤러거 전 SEC 위원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현재 그는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등을 제공하는 기술기업 로빈후드에서 일하고 있으며, 과도한 가상자산 규제를 비판해왔다.
하마평에 오른 다른 인사들도 모두 그간 SEC의 가상자산 규제책을 비판했던 인물들이다. 공화당 소속 SEC의 위원인 마크 우예다와 헤스터 피어스도 후보군 물망에 올랐다. 우예다 의원은 최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SEC는 가상자산과의 전쟁을 끝내야 한다”며 “트럼프 당선인과 미국 유권자들은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고, 2025년부터 SEC는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트럼프 집권 1기 당시 인수 작업을 도왔던 폴 앳킨스 전 SEC 위원과 공화당 소속인 크리스 지안카를로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 위원도 후보로 거론된다.
바이낸스와 FTX 등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를 강하게 단속해 ‘가상자산 저승사자’로 불렸던 겐슬러 SEC 위원장은 사임 수순을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WP는 “트럼프 당선인이 자신이 예고한 대로 겐슬러를 해고할지는 불확실하다”며 “상원에서 승인한 규제당국 수장을 내쫓으면 대통령의 월권을 두고 복잡한 법적 싸움이 시작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겐슬러 위원장은 아직 정권 교체 후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친가상자산 인선이 가상자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키울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가상자산 규제 강화를 옹호하는 비영리단체 ‘미국인을 위한 금융개혁’의 패트릭 우달 상무이사는 “가상자산 산업은 변동성이 매우 크고 내부자에 의한 시장 조작이 만연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큰 손실을 볼 위험이 큰 산업”이라며 “(트럼프의 친가상자산 인선은) 사람들이 사기, 남용, 시장 조작, 사이버 침해에 더 취약해진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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