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에 담긴 동서양 문화... '한국 vs 해외' 다른 음주문화
"아파트, 아파트!" 전 세계가 K-술 게임을 외치다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3주째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로제는 지난달 28일 빌보드 '핫100' 8위에 진입하며 K팝 여성 아티스트 최초이자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흥행 요인으로 중독성 강한 후렴구와 경쾌한 사운드, 팝가수 브루노 마스와의 협업을 꼽고 있다. 여기에 더해 외국인들에게는 생소한 한국의 술 문화가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전달했다는 점도 글로벌 팬층을 사로잡은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국에서는 술을 빠르고 활기차게 마시는 경향이 있다. 이는 한국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와 '흥을 중시하는' 국민 정서가 결합된 결과물이다. 술 게임과 건배를 거듭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거침없이 속도를 내는 음주 방식은 하나의 전통처럼 굳어졌다.
외국에서는 천천히 음미하며 대화를 나누는 음주 문화가 일반적이다. 맥주나 와인처럼 한 번에 많은 양을 섭취하지 않는 주류가 대중적이라는 점도 이러한 문화를 뒷받침한다.
취재 과정에서 미국·캐나다·영국·홍콩·러시아 등지에서 오래 거주한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을 만나 외국의 음주 문화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들 모두 "외국에서는 한국식 회식 문화가 드물다"고 말했다. 현재 홍콩에서 근무 중인 한 여성은 "외국에서 회식이란 비즈니스 대화 도중 가볍게 곁들이는 정도가 일반적이며 그마저도 서두르지 않고 한 잔씩 천천히 즐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1919년 미국 의회가 금주법을 시행하면서 공식 자리에서 음주가 금지됐다. 결국 사람들은 비공식 모임에서 몰래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해피 아워라는 표현이 널리 사용됐다. 1950년대 들어 '할인된 가격에 술을 제공하는 시간대'로 자리 잡으며 현재의 해피 아워 문화로 발전했다.
한국 음주 문화는 친구 및 동료 간의 유대감을 강조하며 '같이'에 중점을 둔 집단적 성향을 띤다. 여러 차례 건배를 주고받는 문화나 '자작(자기 스스로 술을 따라 마시는 행위)'이나 '와이파이 건배' 또는 '에어드롭(멀리 있는 사람과 잔을 부딪칠 수 없을 때 건배 대신 외치는 말)' 같은 용어는 한국 특유의 집단주의를 여과 없이 드러낸다.
희석식 소주는 산업화 시기에 본격적으로 대중화됐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저임금과 고된 노동에 시달리던 노동자들은 소주 한 잔으로 삶의 애환을 달랬다. 값싸고 쉽게 구할 수 있는 소주는 자신을 위로하면서 동료와 연대감을 나누는 매개체로 기능했다.
이러한 시기를 거치면서 소주는 단순한 술을 넘어 국민의 정서와 역사가 결합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게 됐다. 오늘날까지 이어진 한국만의 독특한 술 문화 역시 힘든 시기를 견뎌낸 이들의 희로애락이 응축된 결과물로 해석된다.
송채원 기자 money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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