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자리’에 우주적 생명이 충만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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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우리는 금식, 기도, 구제를, 대상을 향한 율법적, 외면적 형식과 인위적 행위인 유위로 할 것이 아니라 분별을 벗어나서 '하나'의 무위로 해야 한다.
우리는 개체가 있다는 자기 정체성의 사유를 넘어 전체성의 세계를 자각하여 집착에 의한 육체의 금식, 객관적 대상을 향한 기도 그리고 자타를 나눈 구제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에 따라야 한다.
우리는 금식, 기도 그리고 구제를 할 때 하나의 생명을 벗어난 이원적 대상을 향한 이기적(에고), 유위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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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금식하면 너희는 너의 스스로에게 죄를 가져올 것이고, 너희가 기도하면 너희는 비난을 받을 것이다. 또한 너희가 구제하면 너희는 너의 영에 해를 끼치는 것이다.”(도마복음 14)
우리는 금식, 기도, 구제를, 대상을 향한 율법적, 외면적 형식과 인위적 행위인 유위로 할 것이 아니라 분별을 벗어나서 ‘하나’의 무위로 해야 한다. 우리는 개체가 있다는 자기 정체성의 사유를 넘어 전체성의 세계를 자각하여 집착에 의한 육체의 금식, 객관적 대상을 향한 기도 그리고 자타를 나눈 구제가 아니라 하나의 생명에 따라야 한다. 서구의 관념으로는 사물을 여러 가지로 분별하여 보지만(이원론) 동양의 관념으로는 사물의 실상(생명)을 보며, 모양은 다르지만 둘이 아닌 하나로 본다(일원론).
구제는 근본 뿌리에서 보는 동체의식과 구제(보시)를 하였다는 집착을 갖지 않아야 된다. 스스로가 해야 할 일은 에고의 상대적인 세계가 아니라 자신을 절대적인 하나의 세계로 귀일하는 것이다. 문제는 ‘무엇을 하는가’가 아니라 ‘나는 누구인가’를 통하여 참다운 자기의 본래성품(참나)인 신성(불성)을 깨닫고, 하나의 진리(생명)를 실천하는 것이다.
공자는 ‘만일 하나가 된 존재가 옳다면, 어떤 행위를 하든 자동적으로 옳은 것이 된다’고 하였다. 에크하르트는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그렇게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오히려 어떤 존재의 사람인지를 걱정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는 하나인 ‘존재의 뿌리’(본바탕)에 근거하지 않는 종교와 교회의 어떤 ‘이분법적인 사유’의 말이나 신앙 행위도 거부하였다. 왜냐하면 자연스럽지 않은 이원적인 유위는 언제 어디서나 한결같은 근본 진리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마태복음 6:3) 하듯이 금식, 기도, 구제 등 모든 경건한 행동을 자연스러운 ‘무위적인 마음’으로 하지 않고 분별하는 위선의 행위로 하면, 평안을 누리지 못한다. ‘인위적인 마음’으로 한다는 것은 자기의 욕구를 채우자는 것이며 자연의 법도를 어기게 되는 것이다. 기도는 객관적 대상의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하나가 되어 지금 여기에 이미 최상의 행복된 천국이 실현되고 있음을 깨닫고, 감사하는 마음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뜻이 하늘(우라노스)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마태복음 6:10), 즉 이원적인 에고가 사라지고, 하나의 본바탕(참나)이 드러나도록 기도를 하여야 한다. 불경에서는 ‘믿음은 도의 근본이요 공덕의 어머니라’(화엄경)고 하여 둘이 아닌 것을 믿는 우주적 마음(참나)이 없으면 진리를 통하지 못한다고 한다. 구제는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도 없다는 ‘무분별’의 자세가 필요하다. 금강경에서는 “보살은 형상에 집착함이 없이 보시를 행하여야 한다”고 한다. 하나의 생명차원과 자비심으로 다른 사람에게 조건과 차별이 없이 구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경은 ‘만물이 주에게서 나왔다’(로마서 11:36)고 하고, 불경은 ‘만물이 불성에서 인연에 따라서 나왔다’고 하며, 도덕경(42장)은 ‘만물은 도에서 나왔다’고 한다. 현대물리학에서도 ‘모든 것은 에너지의 파동’이라고 한다. 성자들과 현대 과학자들은 ‘실재하는 것은 오직 하나의 생명뿐이다’고 하는 일원론의 진리를 말하고 있다. 만일 나와 남을 나누는 이원적인 집착과 분별로 구제를 행한다면 자기의 영혼에 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의 파동인 물질(육체)은 텅 비어 있는 공(空)이지만, 공(空)의 실상은 충만한 우주적 생명(신성, 불성)이다. 우리 모두는 이미 영생의 자리인 참생명(신성)과 하나라는 것을 자각하여야 한다. 둘이 아닌 생명(신성)의 자리는 아버지, 하나님, 예수님, 부처님, 참나 등 여러 가지의 이름으로 부를 수 있다. 우리는 금식, 기도 그리고 구제를 할 때 하나의 생명을 벗어난 이원적 대상을 향한 이기적(에고), 유위적 자세를 버려야 한다. 바로 ‘모두가 하나의 생명이다’는 진리대로 자연스러운 ‘무위적인 자세’로 행하여야 한다.
구자만(개신교장로·신학박사·신흥지앤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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