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폼 '스낵 무비', 극장가 구할까... 관객 이끌지만 수익 창출 시기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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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개봉한 공포 영화 '4분 44초'는 상영시간이 44분이다.
스낵 무비는 간식처럼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의미를 지녔다.
스낵 무비를 보러 왔다가 다른 영화까지 덩달아 보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 담당은 "'밤낚시' 관객 5명 중 1명이 다른 영화도 관람했다"며 "스낵 무비를 매개로 영화산업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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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 ‘밤낚시’와 8분 ‘집이 없어’는 1000원에
매출액 턱없이 작아… “관객 유입 부대 효과”
지난 1일 개봉한 공포 영화 ‘4분 44초’는 상영시간이 44분이다. 90분이 넘는 여느 장편영화의 절반 정도다. 관람료는 4,000원으로 보통 영화 티켓 값보다 70%가량 싸다. 관객 입장에선 시간과 돈 부담이 적다. 11일까지 4만1,273명이 봤다. 불황 늪에 빠진 극장으로서는 쏠쏠한 관객 수다.
극장가가 ‘스낵 무비’를 주목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쇼트폼 콘텐츠처럼 짧은 상영시간으로 관객들 시선을 붙잡고 있다. 스낵 무비는 간식처럼 즐길 수 있는 영화라는 의미를 지녔다.
기존 관람료 반도 안 되는 돈에 영화 봐
지난 6월 14일 개봉한 ‘밤낚시’가 스낵 무비 유행을 선도했다. 인기 배우 손석구가 출연한 이 영화는 13분짜리 단편이다. 밤낚시 중 전기차 충전소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단편영화가 홀로 개봉하기는 극히 이례적이었다. 관람료가 1,000원으로 파격적이기도 했다. 예상을 뛰어넘어 4만6,423명이 찾았다.
지난달 25일 극장에서 선보인 애니메이션 ‘집이 없어-악연의 시작’은 ‘밤낚시’보다 상영 시간이 더 짧다. 8분 분량이다. 동명 인기 웹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8부작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 ‘집이 없어’의 첫 회다. 관람료는 ‘밤낚시’와 마찬가지로 1,000원이다. ‘집이 없어’는 애니메이션 전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라프텔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극장가 관심을 받고 있다고 하나 스낵 무비는 맹점이 있기도 하다. 극장 입장에선 큰 실익이 없어서다. ‘밤낚시’의 극장 매출액은 5,000만 원가량에 불과하다. 턱없이 낮은 관람료 때문이다. 극장 입장에선 관객 차량 주차비까지 감안하면 남는 게 딱히 없었다. ‘밤낚시’ 제작비는 수억 원으로 추정된다. 현대자동차가 기획하고 돈을 댔다. ‘전기차 광고성 영화’라 처음부터 극장 매출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새 수익 모델로는 시기상조”
3,494명이 본 ‘집이 없어-악연의 시작’은 고작 349만 원을 벌었다. ‘4분 44초’는 그나마 사정이 낫다. 극장 매출액이 1억6,500만 원이다. 하지만 ‘흑자’까지는 갈 길이 멀다. ‘4분 44초’ 관계자는 “관람료가 낮다 보니 손익분기점(관객 기준)이 꽤 높다”고 밝혔다.
스낵 무비가 당장 돈이 안 되지만 부대 효과를 무시 못 한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관객이 급감한 상태에서 스낵 무비가 유인책으로 쓰일 수 있다. 스낵 무비를 보러 왔다가 다른 영화까지 덩달아 보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 황재현 CGV 전략지원 담당은 “‘밤낚시’ 관객 5명 중 1명이 다른 영화도 관람했다”며 “스낵 무비를 매개로 영화산업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신영 롯데컬처웍스 커뮤니케이션팀장은 “‘4분 44초’는 전형화된 영화 틀을 벗어나 보자는 생각에 기획됐다”며 “새 수익 모델로 바라보기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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