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채용비리 혐의, 사돈인 체육회 간부도 개입 확인

장필수 기자 2024. 11. 12. 14: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국가대표선수촌 직원 채용 시 부당한 지시로 특정인 채용을 압박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사돈인 체육회 간부도 이 과정에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채용 공고에는 국가대표 경력,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 등이 요건으로 설정돼 있었는데, 점검단은 조사 과정에서 이 회장이 자격 미달인 ㄱ씨 채용을 위해 관련 담당자들에게 자격요건 완화를 수차례 지시한 정황을 확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국가대표선수촌 직원 채용 시 부당한 지시로 특정인 채용을 압박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사돈인 체육회 간부도 이 과정에 개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장과 사돈 관계인 이 간부는 이 회장 재임 시기 고속 승진을 거친 뒤 특정 보직에서 장기간 재임하다 문제가 되자 최근 대기 발령 조처를 받았다.

지난 10일 발표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점검단) 조사 결과를 보면, 이 회장은 2022년 자녀의 대학 친구인 ㄱ씨를 국가대표선수촌 직원으로 뽑는 과정에 개입했다. 채용 공고에는 국가대표 경력, 2급 전문스포츠지도자 자격 등이 요건으로 설정돼 있었는데, 점검단은 조사 과정에서 이 회장이 자격 미달인 ㄱ씨 채용을 위해 관련 담당자들에게 자격요건 완화를 수차례 지시한 정황을 확인했다.

점검단은 이 회장이 그해 6월 자격 요건을 완화하게 되면 연봉 하향 조정이 필요하다는 내부 보고를 묵살했고, 7월에는 요건 완화를 반대하는 채용부서장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결국, 국가대표 경력과 지도자 자격이 모두 삭제된 채 채용 절차가 진행됐고 ㄱ씨가 8월9일 최종 선발됐다. 점검단은 체육회 내부 증언 및 각종 자료를 토대로 채용 비리에 가담한 관련자들을 특정했다.

ㄱ씨 채용을 위해 자격요건 완화 지시를 받은 직원은 총 3명이었는데, 이 중에는 이 회장과 사돈 관계에 있는 전아무개씨도 포함돼 있었다. 전씨는 2020년 7월 훈련기획부장으로 부임해 최근까지 직을 유지했다. 훈련기획부장은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 관리와 육성을 총괄하며 이들의 수당을 좌우하는 위치에 있다.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전씨가 다른 직원들의 승진 이력에 견줘 파격적인 절차를 밟은 게 문제가 됐다. 이외에 과도한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마저 불거지자, 체육회는 전씨를 대기 발령 조처한 상황이다.

점검단은 전씨가 조사 과정에서도 비협조적인 행동을 저질렀다고 적시했다. 점검단이 공개한 ‘대한체육회의 비협조·방해 사례’를 보면, 전씨는 점검단의 방문일에 본인 업무용 컴퓨터에서 무단으로 하드디스크를 제거해 보관하다가 적발됐다. 점검단의 추가 조사 통보에도 조사 당일 연차를 사용해 불응했다.

점검단은 ㄱ씨 채용을 지시한 이 회장과 가담한 전씨 모두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점검단 관계자는 “다수의 진술과 증거를 확보해 (채용 비리) 혐의를 파악한 상황이다. 수사를 통해서 구체적인 내용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