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 울리는 ‘스드메’ 추가금·위약금 표시해야… 공정위, 불공정 약관 시정

사진 파일 구입비·드레스 피팅비도 ‘필수 요소’ 포함하도록
계약금 선불로 받고 해지 때 반환않는 조항도 ‘시정 대상’
결혼준비대행업체 18곳, 시정 않으면 검찰 고발도 검토

서울의 한 웨딩박람회를 찾은 예비 부부가 드레스 등 결혼 관련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앞으로 결혼준비대행업체가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이른바 ‘스드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추가 요금이나 위약금 기준 등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결혼준비대행업체 18곳의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필수 서비스를 별도 요금 항목으로 분리해 과도한 비용을 청구하거나 위약금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은 등 총 6가지 유형의 불공정 약관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공정위는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시정 명령에 이어 검찰 고발까지도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결혼준비대행업체들은 소비자들에게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등의 기본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사진 파일 구입비,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 등 필수적인 요소를 옵션으로 분류해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러한 이중요금 체계가 소비자가 전체 비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게 하고 업체 간 가격 비교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하며, 필수 옵션들을 기본 서비스에 포함하도록 했다.

옵션 추가 요금과 위약금 기준에 대한 불투명한 약관 조항도 문제로 지적됐다. 많은 업체가 옵션 비용을 명확히 기재하지 않거나 ‘별도’라는 표현만 쓰고 있었고, 위약금 역시 구체적이지 않았다. 앞으로는 추가 요금의 가격 범위와 평균 위약금 기준을 명확히 명시하고 소비자가 선택한 특정 서비스의 비용과 위약금을 계약 전 정확히 안내하도록 약관을 수정하게 된다.

공정위는 일부 업체가 계약금의 20%를 선불로 받고, 계약 해지 시 전액을 반환하지 않는 조항도 시정 대상에 포함했다. 특히, 예비부부가 결혼 준비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변수로 일정을 변경하거나 취소할 때 과도한 위약금을 청구하는 점을 개선하기 위해 서비스 개시 전후를 구분해 위약금 기준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고 법에 맞는 청약 철회 기간을 보장하도록 했다.

또 공정위는 대행업체가 고객과 개별 스드메 업체 간 거래에 생기는 문제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한 면책 조항도 시정 대상으로 봤다. 결혼준비대행업체는 소비자와 계약을 직접 체결하는 당사자인 만큼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공정위의 입장이다. 이와 함께 계약상 지위를 타인에게 양도하지 못하게 하거나, 분쟁 시 재판 관할지를 업체 본사 소재지로 일방 지정하는 조항도 부당하다고 판단해 삭제하도록 조치했다.

이번 조치는 작년 기준 예비부부 52.3%가 결혼준비대행업체를 이용하고 지불하는 금액이 보통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가운데, 추가 요금과 불명확한 약관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대행업체 이용 고객의 74.2%가 추가 요금 부과가 부적절하다고 답했고, 평균 144만원을 추가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약관 시정은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공정위는 8월부터 조사를 시작해 3개월 만에 시정 조치를 완료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약관 개선을 통해 소비자들이 가격을 투명하게 비교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표준약관 제정과 가격정보 공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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