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강승호의 역할 “무기력했던 와일드카드, 그 기억 잊지 않겠다”
두산 강승호(30)의 이번 시즌 초반은 어마어마했다. 4월까지 33경기에서 타율 0.333에 7홈런, OPS 0.956을 기록했다. 이승엽 감독이 “초반에는 KIA 김도영 못지않았다”고 할 만큼 활약이 대단했다. 매년 시즌 후반에 더 힘을 내는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였기 때문에, 초반부터 달리는 강승호가 대체 어느 정도 성적을 찍을지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4월 이후 성적은 기대만 못 했다. 타율 0.280에 18홈런, OPS 0.804로 시즌을 마쳤다. 타격 지표 전반에서 커리어 하이를 찍었지만, 그럼에도 아쉬움이 남았다. 초반 기세가 워낙 무서웠던 탓이다.
강승호는 이천 베어스파크 마무리캠프에서 땀을 쏟고 있다. 올해로 프로에서 8년째, 팀내 중고참이지만 마무리캠프를 자청했다. 강승호는 “시즌을 치르다 보니 체력적으로 힘들더라”며 “마냥 쉬는 것보다 훈련하면서 올 시즌 뭐가 부족했는지 체크도 해보고, 내년 시즌 방향성도 잡아볼 겸 캠프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진단도 일찌감치 내렸다. 시즌 초반에는 히팅 포인트가 이상적인 위치에서 꾸준히 형성되면서 자연히 좋은 타구가 많이 나왔다. 그러나 날씨가 더워지고 경기 수가 늘면서 체력적으로 힘에 부쳤고, 포인트도 점점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강승호는 “포인트가 계속 뒤로 가니까 ‘왜 자꾸 타이밍이 늦을까’하면서 공 판단을 의도적으로 빠르게 가져갔다. 그러다 보니 삼진도 늘고, 성적이 떨어지니까 자세도 무너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데뷔 후 최고 성적을 찍었지만, 내년 더 나은 성적을 위해 강승호는 변화를 택했다. 하체를 중심으로 타격 자세를 다시 교정 중이다. 타격 시 하체가 크로스되는 걸 다듬고 있다. 이번 시즌 내내 유지했던 ‘토탭’ 대신 다시 ‘레그킥’으로 돌아가는 것도 고민 중이다. 사실 올해 전지훈련 초반만 해도 강승호는 레그킥을 시도했다가 아니다 싶어 토탭으로 바꿨다. 강승호는 “토탭을 하면서 왠지 공을 더 쫓아다닌다는 느낌이 있었던 것 같다. 다리를 들면서 존을 확실하게 정립해놓고 타격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아직 결론을 내린 건 아니다. 내년 개막까지 고민이 계속될 수도 있다.
두산은 FA 시장에서 허경민을 잃었다. 올해 129안타를 때린 베테랑 3루수가 팀을 떠났다. 내야에서 타격 생산성이 크게 떨어질 위기다. 남은 자원들이 분발하는 수밖에 없다. 올해 커리어 하이를 찍은 데다 한창 전성기 나이인 강승호의 역할 또한 더 커질 전망이다. 강승호는 “캠프 기간 동안 이영수 코치님하고 연습 계속 하면서 저많은 타격 루틴이나 자세를 정립해보려고 한다”며 “작년도 그렇고 올해도 그렇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무기력하게 끝이 났다. 형들 이야기처럼 그 아픔을 기억하고, 내년에는 두 번 다시 그런 일 없도록 준비하겠다는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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