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 대신 큐’ 잡은 최연소 PBA 챔피언 김영원 “당구 칠 시간 부족해 진학 포기”

정필재 2024. 11. 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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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어요. 학교에 다니면 당구 칠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김영원은 초등학생 시절인 2019년 아버지 김창수씨를 따라 당구장에 가서 처음으로 큐를 잡았다.

김영원은 "평범한 회사원이신 아버지께서 당구를 좋아한다"며 "아버지를 따라 당구장에 갔다가 재미있어 보여 당구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일찌감치 길을 정한 김영원은 학업까지 중단하고 당구에 모든 것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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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았어요. 학교에 다니면 당구 칠 시간이 부족하잖아요.”

‘펜’ 대신 ‘큐’를 잡은 소년이 프로당구 PBA 새 역사를 썼다. 김영원(17)은 11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PBA-LPBA NH농협카드 챔피언십 결승에서 오태준(크라운해태)을 4-1로 물리치고 정상에 섰다. 김영원은 생후 17세 23일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LPBA 김예은(웰컴저축은행)이 2020~2021시즌 세운 최연소 우승(20세11개월13일)기록을 갈아치웠다.
김영원이 11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PBA-LPBA NH농협카드 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트로피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BA 제공 
김영원은 12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경기 전 긴장이 많이 됐고 위축된 것도 사실이지만 힘들게 올라온 만큼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집중했다”며 “우승에 대한 생각보다는 하루하루 하나하나 열심히 훈련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원은 초등학생 시절인 2019년 아버지 김창수씨를 따라 당구장에 가서 처음으로 큐를 잡았다. 김영원은 “평범한 회사원이신 아버지께서 당구를 좋아한다”며 “아버지를 따라 당구장에 갔다가 재미있어 보여 당구에 빠져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잡힐 듯 잡히지 않는 게 당구의 매력”이라며 “힘든 시기도 왔지만 극복하고 또 이겨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15세였던 2022~2023시즌 챌린지투어(3부)에 도전했던 김영원은 지난시즌 드림투어(2부) 승격해 두 차례 준우승을 기록하며 와일드카드로 1부 무대에 나서게 됐다. 1부에서도 김영원은 거침이 없었다. 2023~2024시즌 1부 데뷔전인 휴온스 챔피언십에서 에디 레펜스(벨기에)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다. 김영원은 “들어보기만 했던 유명한 선수들과 한 무대에 섰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재미있었다”며 “나도 이런 무대에 설 수 있구나하는 이런 기분이 들었고, 레펜스를 이긴 뒤에는 이런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로 기뻤다”고 돌아봤다. 이어 “아버지께서 멘털 이야기를 많이 하신다”며 “‘네 실력을 믿으라’고 말씀해 주시면서 편안하게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고 말했다.
김영원이 11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PBA-LPBA NH농협카드 챔피언십을 제패한 뒤 아버지 김창수씨와 어머니 안효정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PBA 제공
일찌감치 길을 정한 김영원은 학업까지 중단하고 당구에 모든 것을 걸었다. 그는 “당구장에서 하루 9~10시간 정도를 보내며 7시간 정도 당구를 치는데 학교에 가면 이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방송통신고등학교 진학을 생각하긴 했는데 아버지와 논의 끝에 고등학교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고, 이 선택에 후회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쿨하고 프리하신 아버지께서 ‘하고 싶은 건 해보라’고 말씀하셔서 도전해보게 됐다”며 “당구선수가 된다고 하실 때 오히려 친구 부모님들께서 반대하시고 걱정이 많으셨다”고 웃었다. 김영원은 “당구 외에 달리기와 복싱도 즐긴다”며 “팝송을 듣는 것도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김영원이 우승으로 손에 쥐게 된 상금은 1억원. 또래가 상상하기도 어려운 거액을 당당하게 차지하게 된 김영원은 서울 도봉구 PBC캐롬클럽에서 함께 훈련했던 지인들에게 작은 선물을 하는 데 쓸 계획이다. 김영원은 “이제 한 번 우승한 것”이라며 “두 번, 세 번 우승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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