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 "내년 은행 수익 1조 감소…부실대출·내부통제 관리해야"

12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금융연구원 주최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 /사진=이병권 기자

한국금융연구원은 내년 은행산업의 수익성이 올해보다 둔화한다고 전망했다. 금리 하락 시기인데다 가계대출 규제, 내부통제 실패에 따른 신뢰 하락 등이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규제 강화, 자산건전성 등 리스크가 예상되는 부문에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금융연구원은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 국내은행의 수익성이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물 경제 성장세 둔화 등으로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국내은행의 전체 당기순이익도 올해보다 1조원가량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금리하락과 더불어 업권 내외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라며 "은행업을 둘러싼 각종 규제 환경과 대출보다는 자본(투자) 중심의 정책기조 등 정책 환경도 녹록지 않다"고 설명했다.

먼저 금리하락기 은행의 수익성이 하락하는 경향이 있고 머니무브에 예금 안정성이 감소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가계대출 폭증에 시장규제가 강화하면서 기업대출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등 산업 내에서도 우호적이지 못한 경영환경이 이어진다고 내다봤다.

각종 규제 등으로 은행의 경영 관리부담도 커졌다. 연구원은 "내년 7월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도입되면 DSR 산정 시 금리가 상당히 제약적인 수준으로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해 도입되는 스트레스완충자본 등도 부담 요인이다.

이어 자산건전성의 악화로 안정적인 성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부실이 증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업황 부진에 더해 차주들에게 지원한 만기연장·상환유예 등이 종료되면서 추가적인 부실대출 확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횡령과 같은 내부통제 실패가 잇따르면서 은행권 신뢰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은행권은 책무구조도 도입 등 내부통제 관리 의무에 책임과 처벌이 강화되면서 새 감독·규제 환경에도 적응해야 한다.

연구원은 이같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는 취약부문 리스크 관리와 경영자원의 효율적·지속적 투입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먼저 대출 부실 확대에 대비해 충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 필요하다고 봤다. 상환능력 등을 고려한 대출 재조정 필요성도 언급했다.

특히 가계대출이 안정화될 수 있도록 주택담보대출 관행을 확립해야한다고 했다. 연구원은 △전체 구입자금의 조달계획 평가 △실제 상환 가능한 최대 한도 △변동금리에 스트레스 금리 확대 △연령대별 대출만기 차등화 등을 예시로 들었다.

연구원은 은행산업의 수익기반을 다변화하기 위한 방안도 제시했다. 고령화 관련 서비스 등 비이자수익 기반을 확대해야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중장기 수익확보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해외진출에 자원을 투입하고 당국도 제도적인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화된 내부통제 관리 책임과 신뢰 제고를 위한 은행권의 노력도 강조했다. 연구원은 "전사적인 지배구조 재확립, 주기적인 내부통제 평가와 점검, 지원 업무 조직 재구성 계획 등이 필요하다"며 "내부통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디지털 투자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