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우도환 사망했나? ‘Mr.플랑크톤’ 감독 “완벽히 죽으며 끝내고 싶지 않아”[EN:인터뷰]
[뉴스엔 박수인 기자]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홍종찬 감독이 'Mr. 플랑크톤' 속 캐릭터들의 결핍에 마음이 갔다고 밝혔다.
홍종찬 감독은 11월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새 시리즈 'Mr. 플랑크톤'(극본 조용 / 연출 홍종찬) 인터뷰에서 연출 계기와 함께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한 메시지를 전했다.
'Mr. 플랑크톤'은 실수로 잘못 태어난 남자 '해조'의 인생 마지막 여행길에 세상에서 가장 불운한 여자 '재미'가 강제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로맨틱 코미디.
홍종찬 감독은 'Mr. 플랑크톤'을 연출하게 된 이유에 대해 "큰 서사나 블록버스터에 비해 이야기가 되게 작아보였다.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메시지, 주제가 와 닿았다. 화려한 이야기가 아니지만 이런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전달할 수 있다는 게 컸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취향이 로드무비다. 드라마에서 로드무비 형식은 잘 할 수 없지 않는데 과감하게 의도하고 썼다는 게 좋았다. 또 코미디 형식으로 유쾌하게 끌고 갔는데 제가 코미디를 좋아하지만 어려워서 잘 하지는 못 한다. 그래도 한 번 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었고 개인적인 취향, 성향이 잘 맞았다. 작가와 속마음까지도 통하는 게 많았다. 캐릭터 얘기를 할 때도 쉽게 공감할 수 있었고 상황을 만들어낼 때도 아이디어가 일치하는 점이 많아서 여러 작가님들과 작업을 하지만 나랑 비슷한 성향을 가진 작가와 작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로드무비에서 드라마 형식을 담는 걸 하고 싶었는데 기획할 때 쉽지는 않다. 사실 이야기를 찾을 때 주류에 있는 캐릭터보다는 경계에 있는 결핍이 있는 캐릭터를 좋아한다. 마음이 쓰이는 캐릭터가 그런 쪽이다. 그쯤에 가족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혼자 태어나고 자라는 캐릭터에 관심이 있었다. 그런 이야기를 한 번 해봐야겠다 싶었다. 마침 재미와 해조가 찾고 있는 캐릭터의 한 부류라서 주목이 된 것 같다. 제가 아는 세상,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을 찾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작품 공개 전, 전남친인 해조가 재미의 결혼식장에 찾아가 납치한다는 설정이 다소 폭력적이라는 일부 우려에 대해서는 "해조의 마지막 여정이 충동적으로 시작하게 되는데 재미의 동행이 다소 그런 시각으로 보일 수 있다. 둘을 보다 보면, 극을 따라가다 보면 말하지 못할 감정이 깊게 있다. 이 둘은 굉장히 많은 결핍과 결핍이 만난 캐릭터이지 않나. 결핍 때문에 '쟤 아니면 안 돼'를 알아가는 과정이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을 확인하는 것까지 가지만 과정에서 둘의 관계가 발전하는 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애증의 관계라고 해야 할까. 사랑하지만 죽이고 싶고 그런 어떤 1차원적인 감정이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 그 둘은 완벽한 관계라기보다는 서로가 서로를 아니까. 부족함도 알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이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 이 둘은 보통의 삶을 사는 친구들은 아니지 않나. 세상의 밑바닥도 아니까. 약간 돌아이들이다"고 설명했다.
초반 진입장벽이 높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1화에서는 캐릭터 소개들이 쭉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을 지켜봐 주시는 데 있어서 그렇게 느낀 것 같다. 저희는 동력이 닿는 데까지 하려 했고 뒷부분을 위해서라면 캐릭터들을 보여주고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Mr. 플랑크톤'은 캐릭터가 전부인 드라마인데 그것들을 쌓아놓고 가기 위해 1부가 필요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부 의견은 의도한대로 잘 나왔다는 평가가 있었다"고 전했다.
코미디 연출 비하인드도 밝혔다. 홍종찬 감독은 "소동극 같은 느낌이 있는데 조용 작가가 상황에서 발생하는 코미디를 잘 쓰고 표현을 잘 한다. 대본을 충실하게 써서 읽을 때도 재밌게 봤고 배우들과 호흡을 잘 해보려고 노력했다. 재밌게 해보려고 하면서도 과장되지 않게 캐릭터에 잘 맞게 해보려고 했다. 오정세 배우에게 많이 기대갔다. 상황에 대한 대본은 충실했지만 애드리브도 많았다"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해조의 양아빠 영조(이해영 분)의 감정선에 대해서는 "내 씨가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아무렇지는 않지 않았을 거다. 자기도 모르게 아들이 상처 받을 표현을 했던 거다. 그걸 해조는 알았고. 나무가 건조해지면 바짝 마르지 않나. 영조의 감정은 그렇다고 생각했다. 아이한테 그런 행동을 했기 때문에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게 최선이었던 것 같다고 봤다. 누군가에게 큰 실수를 했을 때 설명을 하려고 할 때 더 안 되고 관계 회복이 안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좋은 건 시간을 갖고 기다려주는 건데 시간이 해결해준다고 생각했다. 결국 그 시간이 해결해주는 건데 1년이냐 20년이냐의 차이라고 생각했다"고 분석했다.
해조의 사망 결말을 정확히 보여주지 않은 이유도 있었을까. 홍종찬 감독은 "해조가 완벽하게 죽으면서 끝내고 싶지는 않았다.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 죽음 이후의 어떤 여정이 시작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해조를 더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기 위한 최소한의 결말이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해조와 재미의 로맨스가 주가 되면서도 가족에 대한 메시지도 빼놓을 수 없다. 홍종찬 감독은 "해조가 아버지를 찾아나서는 것도 가족을 이루려던 목적을 위해 시작한 거고 저희 작품은 가족 키워드와 맞닿아 있다. 결국은 (양아빠의) 집에 왔지만 편안하지만은 않고 다시 떠나게 되는 게 있는데 가족 키워드와 전혀 뗄 수 없을 것 같다. 또 존 나(John Na)와 범호자의 서사가 있었는데 그걸 못 풀었다.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겼다. 호자는 지역에서 큰 기업을 운영하면서 좋은 일을 많이 했다. 존 나는 호자를 통해 처음으로 따뜻한 밥을 먹어본 사람이다. 어쩔 수 없이 해외로 입양된 서사가 있었는데 풀지는 못 했다. 존 나를 보면 고추장을 많이 먹는다. 호자의 맛을 느껴봤던 사람이기 때문에. 작가와 제가 설정했던 건, 존 나는 해외입양 가는 게 싫어서 호자를 찾아왔다. 여기서 살게 해주면 안 되냐고. 그때 호자가 내쳤다. '내 아들은 어흥 혼자다. 뿌리가 중요하다'는 관계가 있었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공개 후 '작품을 보고 많이 울었다', '정신병에 걸릴 것처럼 충격이 세다', '해조 재미의 여운이 오래 남았다'는 반응을 접했다는 홍종찬 감독은 "인생 드라마라는 반응을 봤는데 슬로우 스타터지만 길게 갔으면 좋겠다. 넷플릭스를 통해 언제든 볼 수 있으니까 빨리 묻히지 않고 기억을 해주고 또 찾게 되는 드라마였으면 좋겠다. 좋은 드라마가 되서 위안도 재미도 줬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는 바람을 표했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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