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싸게 판매"···98억 원 뜯어낸 투자리딩방 사기 조직

경찰, 104명 검거·3명 구속송치

피의자들이 은닉한 현금. 사진제공=서울경찰청

[서울경제]

168명의 피해자로부터 98억 원 상당을 뜯어낸 투자리딩방 사기조직 대표 등 104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12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날 브리핑을 열고 지난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피해자 168명으로부터 98억 원 상당을 편취한 유사투자자문사 대표 A 씨와 B 씨 등 2명을 포함해 총 104명을 검거하고 이 중 3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금수대는 A 씨와 B 씨 등 2명을 사기, 범죄집단조직 및 활동,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또한 지점장과 팀장, 영업자 등 조직원 101명을 사기, 범죄집단가입 및 활동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구속된 총책의 범죄수익 28억 원을 은닉한 D 씨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경찰은 56억 원 상당의 범죄수익을 기소 전 몰수·추징보전 신청했다.

이들은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고 서울 금천구와 경기도 안양시, 인천시 일대에서 유사투자자문사 사무실을 운영하며 가상자산 시세조종행위와 미신고 가상자산 중개행위를 일삼았다.

이들은 주로 주식 투자로 손실을 입은 회원들을 타깃으로 삼고 “해외거래소에 상장된 C 코인을 재단 프라이빗 세일로 시세보다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며 “시작부터 300% 이상 수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가상자산을 판매한 뒤 시세를 급등시켰다가 폭락시키는 수법으로 투자금을 편취했다.

피의자들은 C 코인 1개당 100원에 판매했으며, 피해자들은 평균 3000만 원 상당의 가상자산을 구매했다. 가장 많이 구매한 피해자는 6억 워 규모의 코인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C 코인은 해외거래소 기준 시세가 1184월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2.7원으로 폭락했다.

이들은 가상자산 영업 매출을 처리할 페이퍼 컴퍼니 또한 별도로 설립해 운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의자들은 벤틀리나 포르쉐 등 고가의 외제차를 몰고, 명품시계와 가방 등 다수의 사치품을 구매해 국내 유명백화점 VVIP등급을 부여받는 등 검거 전까지 범죄수익금으로 호화생활을해왔다.

이들은 서울과 안양, 인천 등 6개소에 텔레마케팅 지점을 운영하며, 본부장, 이사, 지점장, 부장, 팀장, 과장 등으로 직급을 구분하고 매출액에서 직급별로 정해진 수수료를 각각 지급하는 등 조직적으로 업체를 운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첩보를 입수해 전국 경찰서에 접수된 150건의 사건을 병합해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지난 4월 초 본사와 판매지점, 가상자산 재단 사무실, 주요 피의자 주거지 등 11개소에 대해 압수수색을 집행해 현금 17억 원과 명품시계 등 고가품 71점을 압수했다.

특히 경찰은 지난 8월 구속송치한 B 씨가 은닉한 범죄수익금을 추적하던 중 경기도 안양시 만안경찰서에 고액의 현금 도난신고가 들어온 것을 인지한 뒤 범죄수익을 은닉한 장소를 특정하고 D 씨를 긴급체포 후 구속해 현장에서 28억 원을 압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기존 주식리딩방 운영 방식에 가상자산을 접목한 형태의 투자리딩방 범죄로, 가상자산에 대한 지식이 취약한 고령층을 노려 범행을 계획한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불상자가 투자를 권유할 시 이들이 적법하게 신고된 가상자산 사업자인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며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는 투자 권유에 대해서는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채민석 기자 veg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