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빛수원] 수원특례시, ‘지역상권 보호도시’로 도약
지역경제가 어렵다. 경기 침체가 오랜 기간 지속되며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 심리까지 위축돼 골목마다 한숨이 가득하다. 수원특례시가 지역 상권에 힘을 북돋고 활력을 더하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고 두 다리를 쉬지 않는 이유다. ‘지역상권 보호도시 수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는 수원의 행보를 따라가 본다.
■ 출발! 지역상권 살리기 프로젝트
수원의 지역경제의 근간은 소상공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원지역 골목마다 퍼져 지역 경제의 모세혈관 같은 역할을 하는 소상공인 사업체는 9만8천개에 달해 전체 사업체의 87%를 차지한다. 종사자는 전체 사업체 종사자 중 30%를 넘는 15만명을 웃돈다.
하지만 영업 환경은 녹록하지 않다. 2022년 3분기 기준 소상공인이 경영하는 점포 수는 4만3천여개를 넘어 경기도에서 가장 많지만, 매출액은 경기도내 25위에 불과하고 폐업률은 경기도 내 9위로 높은 편이다. 게다가 지난해 1분기에는 수원역 인근 임대료가 서울시 평균보다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수원시는 올해 초 ‘지역상권 보호도시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수원의 10만 소상공인이 어려운 영업환경을 극복하고 골목마다 활기와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수원시 지역상권 보호도시 추진 전략의 비전은 ‘날아라 지역상권, 힘내라 수원경제’다. 지역상권을 더 키우는 ‘성장’, 다 같이 잘 살게 만드는 ‘상생’, 함께 만드는 ‘지원’을 3대 전략으로 세웠다. 5대 중점 과제를 중심으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역상권이 웃음을 되찾게 한다는 구상이다.
■ 골목상권 활기를 불어넣는 ‘성장’
지역상권 성장을 위한 전략 중에는 골목형 상점가 육성이 대표로 꼽힌다. 주로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위주로 진행되는 기존 상권 지원 제도들의 혜택이 골목 상권 곳곳으로 퍼져 나가도록 제도화하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오는 2026년까지 총 25곳의 골목형 상점가를 지정해 골목마다 매력이 넘치는 상권을 만들 예정이다.
먼저 수원시는 요건이 까다로워 신청이 저조했던 ‘수원시 골목형 상점가 지정’ 기준을 다듬어 2천㎡당 30개 이상이었던 점포 밀집 기준을 상업지역은 25개, 비상업지역은 20개로 낮췄다. 또 구역의 토지 및 건축물 소유자의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규정을 없애고, 절반 이상 상인의 동의만 받으면 되도록 고쳤다.
지정 요건 완화는 효과적이었다. 올해만 총 6곳의 골목형 상점가가 탄생했다. 약 1만5천㎡ 면적에 198개 점포가 있는 팔달구 행궁로 일원 ‘화성행궁 골목형 상점가’는 완화된 기준으로 지정에 성공한 첫 상점가다. 이어 ▲호매실역중심상가 ▲영통역아이파크 ▲매탄중심상가 ▲수원아이파크시티8단지상가 등이 골목형 상점가로 등록됐다. 골목형상점가에는 ‘새빛상점가’라는 별칭도 부여됐다.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되면 전통시장에 준하는 지위를 얻는다. 수원시는 물론 경기도와 중앙정부의 각종 공모사업에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한다는 의미다. 시장당 최대 10억원이 지원되는 특성화시장 육성부터 공동 마케팅과 교육, 시설현대화 사업 및 주차환경 개선사업 등의 지원이 가능해진다. 이에 화성행궁골목형상점가의 경우 지난 9월부터 카카오와 함께하는 단골거리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온라인 기반을 활용한 고객 확보의 기회를 맞았다. 상권 내 100개 점포가 개별 채널을 생성했고, 99개 매장이 카카오맵 매장으로 등록돼 예약하기, 카카오페이, 톡스토어 등 온라인 기반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인 인근 시민도 효용이 생긴다. 골목형 상점가의 점포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할 수 있어 더 쉽게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할 수 있다. 6개 골목형 상점가 지정으로 수원에서만 온누리상품권 사용처가 300개 가까이 늘었다. 또 지역화폐 가맹점 등록 기준도 연매출 30억원 이하로 상향 적용돼 매출이 높은 인기 점포에서도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
■ 전통시장 발전을 도모하는 ‘상생’
수원시는 골목상권을 성장시키는 것만큼 기존 상권인 전통시장을 육성하는 전략에도 방점을 두고 있다.
우선 수원시는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으로 전통시장에 고유한 역사와 특성을 입혀 자생력을 높이고 있다. 올해 대표 이미지와 캐릭터가 만들어진 장안문거북시장이 주요 사례다.
한옥 처마 아래 거북이 등딱지가 있는 로고가 장안문거북시장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귀여운 거북이 모양의 캐릭터는 시장에 친근감을 더하며 시장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활용할 예정이다.
또 수원화성이 축성되며 장안문 밖에 설치된 ‘영화역’을 중심으로 들어선 시장의 역사성을 살려 특정일에 야장(夜場)을 열고, 잔치와 음식문화축제, 새숱막축제 등도 진행했다.
북수원시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고자 시장 안에서 비보이 공연, 플리마켓, 먹거리장터 등 볼거리가 있는 ‘장 서는 날’ 행사를 열고, 어린이 장보기 체험도 진행했다.
디지털전통시장 육성사업은 전통시장의 온라인 진출을 위한 지원이다. 정자시장의 경우 네이버 장보기 동네시장 코너에 입점해 신선한 식재료와 먹거리를 인근 지역에 배달하는 시장으로 확장돼 더 많은 손님과 만나고 있다.
이와 함께 ‘정담자담’이라는 협동조합 브랜드를 만들어 1인가구 소포장 제품과 맞춤형 온라인 상품, 즉석조리 식품 등을 온라인 판매 플랫폼을 입점, 추가 매출을 발생시켰다. 남문로데오시장 역시 온라인 판매와 배송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제품개발, 마케팅 등이 진행 중이다.
■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
수원시는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역상권을 발전시키기 위해 새로 설치한 상권활성화센터를 활용할 계획이다.
센터는 소상공인 경영환경개선사업 등을 위탁 수행하며 자생력을 강화하고, 상권 공동 마케팅과 상권 분석 및 모니터링으로 체계적인 지원을 꾀한다.
특히 수원 지역상권이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전문가와 함께 모색하는 노력도 기울인다. 상인은 물론 학계 및 전문가들이 참여해 소상공인의 현재 상황과 정책을 분석하고, 지원 정책의 방향과 성공사례 및 전략을 공유하는 포럼을 13일 개최한다. 또 오는 15일에는 수원에서 성업 중인 로컬 브랜드와 함께 수원의 상권 활성화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토크쇼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10만 소상공인을 비롯해 수원의 모든 경제주체가 더불어 잘 사는 ‘지역상권 보호도시 수원’을 향해 쉼 없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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