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누적 해외건설 수주 285.3억달러 '선방'…트럼프 영향 촉각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5년 평균 상회
건산연 "우크라 재건사업 호재, 중동은 악재"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10월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285억달러를 경신했다. 그러나 올해를 두 달 남겨두고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재당선 등 외부 상황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400억 달러 달성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해외건설협회가 발표한 '10월 해외건설 수주실적'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는 누적 479건으로 수주액은 총 285억2586만달러(한화 39조9191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256억4603만달러) 대비 11.2% 증가한 수치로, 5년 평균치(약 213억4000만달러, 456건)보다도 약 33.7% 수주액이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지역별로 보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이 151억9246만달러(53.3%)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아시아 50억8810만달러(17.8%), 북미·태평양 39억9055만달러(14.0%) 등이 뒤를 이었다.
중동 지역의 경우 전년 동기(80억611만달러) 대비 수주액이 89.8% 급상승했고, 아시아도 4.1% 증가했으며, 유럽(39억9055만달러)의 경우 수주액이 전년(11억8386만달러) 대비 2.63배나 늘어나는 등 모두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북미·태평양 지역은 전년 대비 수주액이 절반 이상(-56.8%) 감소했고 중남미(-30.6%)와 아프리카(-80.5%) 역시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수주한 주요 사업으로는 삼성물산과 삼성E&A가 ▲중국(삼성전자 서안 X2 Project, 12억1820만달러) ▲미국(삼성전자 T-PJT, 7억9086만달러) ▲헝가리(WCP 분리막 공장 건설 신축공사, 5억5688만달러) 등에서 각각 수주한 그룹사 프로젝트 및 제조사 공장 등 신축공사가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고, 대한전선은 싱가포르에서 SP Power 400kV 전력케이블 턴키공사 2건(합계 6억3589만달러) 등 신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포함해 지난달 국내 건설사 65개사가 전세계 45개국에서 수주한 금액은 총 74억1386만달러 수준이었다.
이처럼 10월 월별 및 누적 해외수주액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호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400억달러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5년간 연간 해외건설 수주액을 비교해 보면 ▲2020년 351억달러 ▲2021년 306억달러 ▲2022년 310억달러 ▲2023년 333억달러 등 대부분 300억달러 초중반 수준을 유지했는데, 올해를 2개월 밖에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이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또 전문가들은 최근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재당선되면서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국내 건설업체의 실적 하락 요소도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8일 발표한 '트럼프 2기 정책에 따른 국내외 건설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은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대선에서 승리하면 러-우 전쟁을 신속하게 종식시킬 것'이라 언급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민관 협력을 통해 도로,주택,발전소 등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총 4863억 달러)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어, 재건 계획이 본격화될 경우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스라엘에 친화적인 트럼프의 중동 강경책은 중동 시장 규모가 큰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주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엄근용 건산연 연구위원은 "트럼프 당선인은 중동 사태 확전에 대해 현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중동 강경책을 예고했다"며 "중동 긴장도가 커질 경우 중동 국가의 신규 발주 감소와 프로젝트 지연 등으로 상황이 악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gahye_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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