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 받은 변호사에 '민변' 딱지 붙인 조선일보 정정보도

윤수현 기자 2024. 11. 1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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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출신 아닌데 "민변 출신 로펌 대표 징계"… 민변 정정보도 요구에 기사 수정만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서울 중구에 위치한 조선일보 간판. 사진=미디어오늘

조선일보가 대한변호사협회 징계를 받은 변호사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회원이라는 오보를 내 정정보도를 냈다. 이 변호사는 민변 소속이 아니었으며, 민변은 조선일보에 정정보도를 요구했으나 기사 수정만 이뤄져 소송이 제기됐다. 조선일보가 민변 출신이 아닌 변호사를 '민변 출신'이라고 칭해 정정보도를 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를 두고 “사실확인 없이 흠집내기 기사를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는 지난해 7월9일 <[단독]이재명 지지 활동하며 수임사건 방치… 민변 출신 로펌 대표 징계> 보도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지지단체 법률대리인으로 활동한 A변호사가 징계를 받았다고 했다. 법무법인 소속 고문이 2018년 사건을 수임하고 B변호사가 사건을 담당했지만, 소송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법무법인 대표인 A변호사에게 징계가 내려졌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기사에서 A변호사가 민변 회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A변호사는 민변 회원이 아니며, 민변 소속이었던 적도 없었다. 민변은 기사가 나간 다음날 조선일보에 이 사실을 알리고 정정보도를 요구했지만, 조선일보는 '민변 출신' 부분만 삭제하고 정정보도문을 게재하지 않았다. 이에 민변은 지난해 8월14일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및 3000만 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민변 측은 “이미 수백 개의 악성댓글이 게재된 상태여서 소송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4민사부는 지난달 22일 조선일보가 정정보도문을 게재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내렸고, 이달 9일 화해권고 결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조선닷컴 사회면 초기화면 기사목록 상단에 정정보도문을 48시간 동안 게재하고, 민변이 손해배상 청구 등 정정보도를 제외한 다른 청구를 포기하도록 했다. 소송 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조선일보는 화해권고 결정이 확정되기 하루 전인 지난 8일 <[정정보도문] '이재명 지지 활동하며 수임사건 방치… 로펌 대표 징계' 관련>을 통해 “징계를 받은 A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 아니며, 따라서 '민변 출신 로펌 대표가 징계를 받았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민변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조선일보 보도가) 민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A변호사는 민변 회원이었던 적이 없다”며 “언론이 잘못된 보도를 했을 때 정정보도를 받아내기 참 어려운 것 같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년 징계받는 변호사가 상당한데, 일반 변호사라면 기사 가치가 없었을 것이다. A변호사가 민변과 관련 있어보이니 기사가 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어떤 언론사든 사실확인 없이 흠집내기식 기사를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민변 관련 오보로 수차례 정정보도를 냈다. 2020년 10월 민변 출신 법조인들이 법무부 산하 3대 공공기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3명 중 2명은 민변 출신이 아니었다. 이에 조선일보는 10월15일 2면에 <김진수·신용도 이사장과 민변에 사과드립니다> 정정보도를 게재했다. 조선일보는 “기사는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실이 분석한 국정감사 자료를 토대로 작성됐다. 의원실에서 일부 인사의 이력을 분류하는 과정에 착오가 있었다. 본지 또한 국감 자료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보도했다”며 민변에 사과했다.

지난해 2월23일 사설 <민변 변호사 '라임' 위증 사주 의혹, 文 정권 개입 없었나>에선 민변 소속 변호사가 라임 펀드 사태를 일으킨 김봉현에게 거짓말할 것을 교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했으나, 이 변호사는 라임 사태를 맡을 당시 민변 출신이 아니었다. 이에 조선일보는 같은 달 25일 2면에 <바로잡습니다>를 내고 “민변은 '해당 변호사는 사건 당시 민변 소속이 아니었다'고 밝혀 이에 해당 문구를 바로잡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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