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외교사령탑' 루비오…동맹중시·트럼프식 외교노선 지지

강병철 2024. 11. 12.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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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계 이민자 아들로 중국·러시아·북한·이란 등에 강경 기조
한때 '공화당 오바마'로 주목…'反트럼프'에서 트럼프 충성파로 변신
우크라 종전 지지·이스라엘 전폭 지원…2014년 DMZ 방문한 '지한파'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루비오 상원의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내년 1월 출범하는 트럼프 2기 정부에서 미국의 외교 사령탑인 국무부 장관을 맡을 것으로 보도된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공화·플로리다·53)은 힘에 의한 외교 정책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매파 인사다.

국무장관에 공식 임명되면 쿠바계 이민자의 아들로서 첫 라틴계 국무부 장관이 되게 된다.

그는 중국, 이란, 쿠바 등에 강경한 기조를 갖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옹호하는 등 동맹도 중시하는 스타일이지만, 2016년 반(反)트럼프에서 이후 친(親)트럼프로 변신하면서 비(非)개입주의 성향의 외교노선을 내세우는 트럼프 당선인과 유사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령 그는 트럼프 2기 정부의 최대 안보 현안 중 하나인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지난 9월 NBC 인터뷰에서 "나는 러시아 편은 아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협상을 통한 합의가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가 영토 일부를 양보하는 협상을 하더라도 전쟁을 끝내는 게 궁극적으로 이득이라는 취지다.

루비오 미 연방 상원의원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쿠바 이민자의 아들…반(反)트럼프에서 친(親)트럼프로 전환

루비오 의원은 1971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 혁명 뒤 집권하기 전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루비오 의원은 처음에는 자신의 부모를 '카스트로 독재 정권'을 피해 탈출한 사람으로 소개했다가 이후에는 쿠바 이민자라고 밝혔다.

부친은 연회 바텐더로 일했고 모친은 호텔 청소직원 등으로 일했다고 루비오 의원 홈페이지는 설명하고 있다.

그는 플로리다대를 거쳐 마이애미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가 되는 등 '아메리칸드림'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는 1998년 마이애미시의 시위원회 위원에 선출되면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루비오 의원은 공산주의에 의해 조국이 파괴되는 것을 목격한 할아버지 때문에 공직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그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2010년 보수 '티파티' 지도자의 일원으로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돼 워싱턴DC로 진출했다.

그는 상원에서 '40대 젊은 피'로 주목받았고, 2013년 타임지는 표지에 그를 '공화당 구세주'로 묘사하기도 했으며, 젊은 나이와 대중 연설 능력 등을 이유로 '공화당의 오바마'로 불리기도 했다.

이와 관련, 그는 2013년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대응해 공화당의 반론 연설자로 나섰는데 연설 도중 물을 급하게 마시는 모습을 보이면서 인터넷상에서 조롱받기도 했다.

루비오 의원은 2016년 대선에 출마했으며 인생 성공 스토리, 라틴계 후보의 표 확장성 등을 이유로 경선 시작 전에는 경쟁력 있는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당내 경선에서는 모멘텀을 확보하지 못했고 2016년 3월 자신의 지역구인 플로리다 경선에서 2위를 기록한 뒤 후보직을 사퇴했다.

루비오 의원은 경선 당시 트럼프 당시 후보와 '사기꾼', '리틀 루비오'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는 등 거친 공방을 벌였으나 이후 본선 때는 트럼프 후보를 지지했다. 이후 트럼프 정부에서는 실질적인 '라틴 아메리카 담당 국무부 장관'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올 정도로 미국 정부의 남미 전략 등을 주도했다.

그는 2020년 대선 때는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조 바이든 후보의 첫 TV 토론을 도왔으며 올해 대선 때는 트럼프 당선인의 최종 부통령 후보군 3명 중 1명에 오르기도 했다.

비무장지대(DMZ) 방문한 루비오 연방 상원의원 [루비오 상원의원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대중(對中) 매파…과거 '대통령이 나토 탈퇴 어렵게' 법안도 냈으나 최근 우크라 지원엔 반대표

현재 상원 정보위 부위원장이며 외교위 소속인 그는 상원 의정 활동을 통해 대(對)중국 압박·견제 조치를 주도하면서 대(對)중국 매파라는 평가를 얻었다.

그는 2019년 트럼프 정부에 틱톡의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미국 소셜미디어 앱 '뮤지컬.리'(Musical.ly)를 인수한 것에 대해 국가안보 위험을 검토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2020년에는 중국을 겨냥해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을 공동 발의했으며 이 법안은 이후 입법이 마무리됐다.

루비오 의원은 올해 미국의 제재를 받는 화웨이가 인텔 AI칩이 포함된 새 노트북을 출시하자 바이든 정부에 화웨이에 대한 모든 판매를 차단할 것도 요구하기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그는 앞서 지난해 5월에는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사업장에 반도체 장비 수출통제를 1년간 유예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회 간사 등으로 활동하며 '지한파'로도 분류되는 그는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2014년 비무장지대(DMZ)도 방문한 바 있는 그는 오바마 정부에 북한에 대한 제재 강화, 북한 인권 문제 해결 등을 공개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대선 때 TV 선거 광고에서 "급진적인 이슬람 테러와 북한의 미치광이(lunatic), 모스크바의 깡패, 이란의 아야톨라(아야톨라 하메네이)를 더 존경하는 대통령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북한을 미치광이'로 언급하기도 했다.

루비오 의원은 트럼프 1기 정부 때 대통령이 임의로 나토에서 탈퇴하는 것을 더 어렵게 하는 법안에 공동 발의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사 논의 과정에서 일각에서는 루비오 의원을 '네오콘(신보수주의)'이라는 비판하기도 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 정권인수팀의 실세이자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네오콘'과 '매파'를 전쟁론자로 보고 내각에서 배제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루비오 의원은 대선 직후인 6일 CNN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북한, 이란, 중국, 러시아 등 적들이 연합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우리는 해외에서 어떻게 투자하고 무엇을 할지 매우 실용적이고 현명해질 필요가 있다"면서 미국이 실용 외교 정책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올 4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안보 지원 예산법안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루비오 의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가자지구 내 민간인 사망과 관련해서는 "하마스가 100% 책임이 있다"고 말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혀왔다.

오바마 국정연설 반박 중 갑자기 물을 마시는 루비오 [유튜브 동영상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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