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 '진심'인 트럼프의 실력은?…"한국 여자 골퍼 실력 부러워"
8년 만에 골프채 잡은 윤 대통령…양국 '골프 외교' 성사될까 관심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315야드(약 317미터) 파 4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친 페이드 구질의 드라이버 티샷이 벙커와 러프 사이 좁은 페어웨이로 절묘하게 떨어진다.
함께 경기한 올해 US오픈 챔피언 브라이슨 디섐보는 "완벽하다" "아름답다"라며 감탄을 연발한다.
미 대선 민주당 후보가 조 바이든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된 지 사흘이 지났던 7월 24일(현지시간), 당시 공화당 후보였던 트럼프가 디섐보의 유튜브 골프 채널에 깜짝 출연했다.
디섐보는 전직 골퍼나 유명인을 초청, 두 사람의 샷 중 결과가 좋은 공을 골라 샷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50타 이하에 도전하는 콘텐츠를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원래 디섐보는 트럼프와 바이든이 6월 TV토론에서 골프 실력을 두고 설전을 주고받자 두 사람의 시합을 주선하겠다고 했었다. 바이든은 결국 고령논란을 이기지 못하고 사퇴했고 트럼프가 그의 유튜브 채널에 출연한 것이다.
두 사람의 도전 결과는 어땠을까. 마지막 홀에서 트럼프가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이글 5개, 버디 12개, 22언더파로, 50타를 달성했고, 디섐보는 그린에 누워 기쁨을 만끽한다.
골프 코스나, 코스 길이에 차이가 있지만, 22언더파는 디섐보가 운영하는 골프 프로그램에서 골프 역사상 처음으로 50대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필 미켈슨, 왕년의 장타자 존 댈리와도 달성에 실패했던 값진 기록이다. 쭉쭉 뻗는 드라이버 샷에 그의 78세로 미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에 도전하는 그의 고령 논란은 '쑥' 들어갔다.
6일 새벽 당선을 확정했던 트럼프는 플로리다에서의 승리 연설 무대에 현역 최고 장타자로 불리는 디섐보를 호명해 올리면서 "나보다 (비거리가) 조금 더 길다"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골프 외교를 위해 8년 만에 다시 채를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트럼프의 골프사랑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그는 이번 대선 기간 때도 자주 골프 빈스윙 모습을 선보이며 골프사랑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에만 12개, 해외에는 4개 등 총 16개의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고, 바쁜 유세 일정 중에도 주말이면 뉴저지주의 베드민스터나 플로리다의 마러라고 골프장에서 시간을 보냈을 정도로 트럼프의 골프사랑은 남다르다.
트럼프 당선인이 골프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는 2016년 11월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가 확정된 지 9일 만에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타워로 달려가 골프채를 선물했고, 트럼프 재임 기간 두 사람은 미국과 일본에서 총 5차례 함께 골프를 치며 친분을 과시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전에 아베 총리와 했던 것처럼 외국 정상과 골프 약속을 집을지는 미지수지만, 그의 골프사랑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트럼프는 한국 여자 프로 골퍼들을 자주 칭찬한 바 있고,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에 공개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내는 등 국적, 성별을 떠나 골프라면 '진심'이다.
그는 2017년 7월 자신이 소유한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박성현 선수가 이동하는 모습을 보자 박수를 보냈고, 엑스(당시 트위터)를 통해서는 "박성현의 2017 US오픈 우승을 축하한다"라는 메시지를 게재했다.
당시 아마추어로 대회에 출전한 최혜진 선수의 활약도 인상 깊었는지 "한 아마추어 골퍼가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공동 선두에 올라 있다"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2019년 6월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의를 위해 한국을 찾았을 때도 환영 만찬 행사에 초청된 LPGA 통산 25승의 '전설' 박세리를 보자 "한국 선수들이 LPGA 우승을 많이 하는 비결이 있느냐" "한국 선수와 미국 선수가 뭐가 다른지, 왜 미국 선수들이 따라가지 못하느냐"라며 여러 가지를 물었다고 한다.
당시 트럼프를 만났던 박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 같이 라운드를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는데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의 골프 사랑은 손녀인 카이 트럼프에게도 이어져, 올해 17세인 그녀는 프로 골퍼와 견줘도 손색이 없는 싱글 플레이어로 알려져 있다.
카이 트럼프는 지난 7월 전당대회 때 무대에 올라 "우리 할아버지는 항상 전화할 때 본인 플레이에 대한 자랑을 늘어놓는다"라고 해 당시 그녀를 지켜보던 트럼프의 미소를 자아냈다.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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