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카바티: 극락축구단…“2024 K리그2 우승 팀은 FC안양입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hoon9970@maekyung.com) 2024. 11. 1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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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을 뜻하는 안양(安養). FC안양은 2013년 구단 창단 후 첫 승격의 꿈을 이루며 오랜 염원을 이뤘다.

지난 9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FC안양은 “2024 K리그2 우승팀은 FC안양 입니다!”라는 장내 아나운서의 선포와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팬들과 함께 승격의 기쁨을 나눴다.

직전 부천FC1995 원정 경기에서 승점을 추가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한 안양은 경남FC와 홈폐막전에서 구단 역대 최다 관중인 1만 3451명과 함께 대관식을 열며 축하를 받았다.

팬들과 함께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유병훈 감독. 사진=김영훈 기자
팬들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는 FC안양. 사진=김영훈 기자
FC안양의 우승 세리머니. 사진=김영훈 기자
그동안 안양은 강력한 우승 후보는 아니었다. 창단 후 5번의 플레이오프 진출로 승격 기회를 잡았으나 아쉬운 결과를 맞이하며 아픔의 연속이었다. 2021, 2022시즌에는 연속해서 승강 플레이오프로 향하며 K리그1의 꿈을 키워갔지만 대전하나시티즌, 수원삼성에게 패하며 눈물을 삼켜야만 했다.

이번 시즌을 맞이하면서는 변화를 가져갔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이우형 감독이 구단 테크니컬 디렉터 자리로 물러났고 수석코치였던 유병훈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아 팀을 이끌었다.

신임 감독 체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예상치 못했던 안양은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맞이하며 선두 자리로 치고 올랐다. 개막 후 10경기에서 7승 2무 1패로 탄탄한 모습을 보여줬고, 1위 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으며 내달렸다.

시즌을 치르며 전남드래곤즈, 성남FC, 부산아이파크, 수원에게 패하며 흔들리는 타이밍도 있었다. 이때마다 안양은 곧바로 다음 경기 결과를 가져오며 연패 흐름으로 가져가지 않는 저력을 보여줬다.

사진=프로축구연맹
그러다 지난 9월 가장 큰 고비를 맞았다. 서울이랜드, 충남아산, 수원에게 연달아 패하며 시즌 첫 연패와 함께 3연패 수렁에 빠졌다. 그사이 밑 순위 팀들이 치고 올라오며 선두 자리를 노렸다.

10월 A매치 휴식기를 맞이하며 다시 한번 팀 분위기를 잡고자 노력했고 전지훈련을 통해 돌아오는 경기 승리에 초점을 맞춰갔다. 그리고 이어지는 부산, 충북청주전 연승을 달리며 격차를 벌렸고 막판 치열한 순위 경쟁 속 1경기를 남겨두고 구단 첫 우승과 함께 승격을 맞이했다.

안양 우승에는 유병훈 감독의 공이 크다. 유병훈 감독은 과거 부산 대우 로얄즈에서 수비수로 활약하다 현역 은퇴 후 오랜 코치 생활을 거쳤다. 2013년 안양 코치직을 시작으로 아산무궁화, 서울이랜드, U-19(19세 이하)대표팀 등 경험을 쌓았다. 다수의 시간을 안양에서 보냈고, 첫 정식 감독으로서의 출발도 안양이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시즌 내내 ‘초보감독’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던 유병훈 감독. 이는 더 독기를 품을 수 있게 도와줬다. 유병훈 감독은 계속해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가 끝나야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초보감독’이라는 타이틀이 오히려 저에게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제가 노력해야 한다. 그렇기에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고 말했다.

자신의 말처럼 초심을 잃지 않게 노력한 유병훈 감독은 시즌 도중 다음 경기에서 만날 상대팀 경기를 찾아 직접 경기를 관람하는 등 부단한 노력을 보이며 팀을 정상 궤도로 이끌고자 했다.

그리고 홈폐막전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었다. 유병훈 감독은 “이번 시즌 정말 잘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도력에 몇 점을 주고 싶냐는 질문에) 90점을 주고 싶다. 남은 10점은 우리 선수들이 있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 선수단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FC안양의 우승 세리머니. 사진=김영훈 기자
FC안양의 우승을 축하하는 안양시. 사진=김영훈 기자
과거 팀을 잃었던 팬들의 기쁨의 눈물, 환희도 함께한 안양의 우승이다. 지난 1996년 안양 레드 치타스의 정착 후 뜨거웠던 열기는 2004년 서울로 연고지를 이전하며 아픔으로 돌아왔지만 팬들은 계속해서 축구단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고 2013년 창단과 함께 기대를 모았다.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오늘, 그토록 바랐던 K리그1 승격이라는 결과로 보답받으며 더 뜨거운 응원으로 선수단과 함께 뛰었다.

공식 서포터스인 ‘A.S.U RED’뿐만 아니라 안양시 전체가 안양 구단의 우승과 승격을 축하했다. 거리 골목마다 ‘FC안양의 우승을 축하합니다’, ‘FC안양의 승격’이라는 걸개가 걸려있었고 보랏빛 물결이 잇따랐다. 우승 세리머니 후에는 선수들과 함께 안양종합운동장부터 안양시청까지 약 2㎞ 거리를 퍼레이드로 장식하며 안양은 수많은 축하를 받았다.

이제 K리그1으로 향하는 안양은 ‘도전자’의 마음으로 뛰고자 한다. 유병훈 감독은 지난 7일 승격 기자회견에서 “내년에는 6위 안에 들고 싶다. 안양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팀을 만드는 것이 내 목표다. 약속을 지키는 감독이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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