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尹에 '민주당과 협상하라' 조언…여당 기대할 것 없어"
홍준표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108석이 뭉치지 못하고 자꾸 어긋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생겨나기 때문에 집권당이 점점 몰락한다. 이렇게 되면 내년 초 되면 식물정부 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열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정기포럼'에서 "제가 국회 처음 들어왔던 30년 전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집권을 97년에 할 때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가) 80석이 안 됐지만 국회를 좌지우지했다. 한치의 어긋남 없는 의원들이 각 분야에서 단합된 힘으로 뭉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그래서 정권을 4년간 안정적으로 운영했다"며 "지금 우리가 108석이다. 108석이면 엄청나게 많은 숫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108석이 뭉치지 못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물러가야 할 정부로 국민들에게 낙인찍힌다. 그러면 이 당은 또한 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엄청난 시련에 처하게 된다"고 내다봤다.
홍 시장은 " 지금 하는 행동을 보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전야로 간다. 이 중구난방 식으로 당이 가선 안 된다고 본다"며 "정부가 잘못하면 엄밀하게 그게 정부와 통로를 개설해서 고치게 해야지 언론에 툭 던져놓고 무책임하게 갈등 부추기고 아무것도 되는 거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을 공개 압박해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의정갈등에 대해서도 "의사가 왜 죽기살기로 반대하겠나, 변호사 단체가 정원 대폭 증원해서 망하는걸 봤기 때문"이라며 "단계적으로 접근했어야 한다. 여당이 하는 일이 뭔가, 그걸 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 한 건도 그걸 조정하는 사람이 없다. 그냥 평론가식으로 한마디 툭툭 던지고 분란만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한 달 전엔 대통령에게 '정부 싹 바꿔라, 대통령실도 싹 바꿔라. 전부 바꿔서 예산국회 끝나면 새 국회는 새 모습으로 국민 앞에 나서라. 당이 수습 안 되면 당은 포기해라. 안되면 민주당과 협상해라. 그렇게 해서라도 나라 정상화시켜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새해부턴 정말 어려운 상황이 된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홍 시장은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에게 민주당과 협상하라고 했다는 게 무슨 취지인가'란 질문에 "우리 당이 협조 안 하면 민주당하고라도 협상하는 게 옳지 않겠냐는 얘기"라고 답했다.
이에 대한 윤 대통령의 반응을 묻자 홍 시장은 "그건 대통령에게 물어보라"고 했다.
대연정을 구상하는 것이냐는 물음엔 "대연정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서 했으면 좋겠단 말이다. 지금 되는 게 없지 않나. DJ 때 80석 갖고도 나라를 흔들었는데 108석이면 모든 걸 저지할 수 있는 의석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아무 것도 할 게 없다고 포기하고 내부 다툼 주도하고 그게 무슨 여당인가. 그렇게 할 바엔 민주당하고 하지. 아무 할 수 있는 일이 없잖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시장은 거듭 "걸핏하면 내부 분란 일으키는 여당, 대통령은 단임제인데 윤 대통령은 (임기) 5년 하고 나와버리면 그만"이라며 "이 당에 기대할 수 없으면 민주당하고 협력이라도 해서 나라를 안정시키고 나라를 정상적으로 끌고 가는 게 맞지 않나"라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전날 첫 발을 뗀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서도 "거기에 우리 당이 한 일이 없다. 의료계 요구가 내년 정원부터 조정하잔 건데 이제 입시철 들어갔는데 어떻게 조정할 건가. 진작 했어야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가 여당의 역할이 없는데 뭐 하려고 이 당에 기대나. 윤 대통령은 단임제 대통령이다. 이 당 출신도 아니고 용병"이라며 "용병으로 들어와서 이 당에 대한 애정이 있겠나"라고 했다.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을 묻는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
차기 국무총리 하마평에 대해선 "대구시의 일이 남았다"며 "황교안 등 용병들이 들어와서 당을 계속 망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용병으로 들어와서 정권교체 해줘서 우리가 고마워해야 할 대상인데 나머지 애들은 당에 분란만 일으킨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구시장을 중간에 또 (그만두고) 2017년도(경남지사 당시)처럼 올라오라고? 그런 결정 안 한다"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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