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살 지적장애 아들 씻겨주는 엄마…'모르쇠' 남편 "덩치 커서 힘들어"

이은 기자 2024. 11. 12.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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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살 지적장애 아들을 직접 씻겨줘야 하는 아내의 고충을 몰라주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부부의 모습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몸이 힘든 것보다 적어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아빠와 아들이 공유하면서 아이들을 함께 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아이 미래까지 걱정하시면서 함께 의논하고 싶어 하시는 데 그게 안 되니까 목욕만이라도 시켜달라고 얘기하시는 거다. 목욕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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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23살 지적장애 아들을 직접 씻겨줘야 하는 아내의 고충을 몰라주는 남편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왕을 자처하는 남편과 그를 궁녀처럼 맞추며 6남매를 키워온 아내가 출연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를 만났다.

이날 방송에서 아내는 아이들 등교부터 치매 시어머니 식사와 기저귀 교체까지 챙긴 뒤 지인 노래방 청소 아르바이트까지 하는 일상을 공개했다. 이후로도 아내는 집에 돌아와 저녁 반찬 만들기, 빨래, 청소 등 각종 집안일을 해냈다. 대가족인 만큼, 하루에 빨래를 3~4번 돌리고, 반찬 만드는 시간만 약 5시간이 걸린다고 해 놀라움을 안겼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아내는 23살 큰아들의 샤워까지 챙겼다. 실랑이 끝에 아들이 욕실로 들어간 뒤 아내는 아들을 따라 들어가 출연진을 놀라게 했다.

아내는 "첫째 아들이 지적 장애가 있다. 4살 때 첫 진단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아내는 아이들 등교, 아르바이트에도 첫째아들과 동행했고, 첫째 아들 생각에 눈물을 쏟았다.

아내가 성인이 된 첫째 아들을 씻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씻는 내내 아들은 투정을 부렸고 아내는 아들에게 "너 진짜 엄마한테 너무 나쁘게 하는 거 아니냐"라며 힘들어했다.

빡빡한 하루 일정에도 힘든 내색하지 않던 아내는 "힘들다. 이제 너무 컸다. 저와 신체가 다르지 않나. 씻기기 불편한 것도 있고 남자니까 아빠가 챙겨주면 좋겠는데 안 챙겨준다"며 서운해했다.

아내는 남편에게 첫째 아들 목욕을 시켜주길 바랐으나 남편은 이를 잘 들어주지 않았다. 아내가 고충을 털어놔도 남편은 "다 먹고살기 바빠서 그런 거 아니냐"고 어물쩍 넘어가려 했다. 남편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도 "시간이 없어서 어렵다, 덩치도 나만큼 크다 보니 힘에 부친다"고 했고, 이를 지켜본 MC 소유진은 "그럼 아내분은 더 힘들지 않나"라고 반응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부부의 모습을 지켜본 오은영 박사는 "아내는 몸이 힘든 것보다 적어도 이 부분에서만큼은 아빠와 아들이 공유하면서 아이들을 함께 키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아이 미래까지 걱정하시면서 함께 의논하고 싶어 하시는 데 그게 안 되니까 목욕만이라도 시켜달라고 얘기하시는 거다. 목욕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동성의 부모가 목욕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 엄마니까 그럴 수 있지만 아빠가 안 계신 게 아니지 않나. 계시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은영 박사는 "성별을 조심하는 이유는 상징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요즘에는 굉장히 예민한 부분이다. 아빠가 첫째 아들에게 실제로 가르치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너는 남자니까 엄마랑 몸이 다르지? 그래서 굉장히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 아무리 부모라도 자식의 몸, 성기 주변에 손을 대지 않는 게 원칙이다'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걸 배워야 본인도 다른 사람의 몸을 귀하게 생각하는 것이 몸에 밴다. 이런 걸 가르치는 의미에서라도 아빠가 목욕을 함께 하셔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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