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수출 증가세 둔화로 내년 한국 경제 2.0% 성장" 전망
물가, 경기 둔화에 물가안정목표보다 낮은 1.6% 증가 그칠 전망
내년도 건설 부진하겠지만…올해보다는 건설투자 감소폭 줄어들 듯
국책연구기관인 KDI(한국개발연구원)이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보다 더 낮은 2.0%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12일 발표한 'KDI 경제전망-2024년 하반기'에서 내년에는 내수 부진이 점차 완화되지만, 수출 증가세가 둔화돼 올해(2.2%)보다 낮은 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의 경우 금리 인하와 수출 개선에 따라 올해(1.3%)보다 높은 1.8%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수출은 통상 여건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돼 전세계적으로 투자가 부진해지면서 올해의 높은 증가세(7.0%)가 조정된 2.1%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경기 성장이 둔화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수요 압력이 낮은 가운데, 국제유가도 하락하면서 올해 전망치(2.3%)보다 낮은 1.6%에 그치면서 물가안정목표보다도 낮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올해(2.1%)보다 낮은 1.5% 상승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고용 부문도 내수 회복세가 완만한 상태에서 저출생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한 영향에 따라 취업자 수가 올해(18만 명)보다 낮은 14만 명만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업률 역시 올해보다 0.1%p 높은 2.8%로 오를 전망이다.
다만 설비투자는 금리인하와 반도체경기 호조세로 올해(1.6%)보다 높은 2.1%의 증가율을 기록하고, 건설투자는 건설 수주 감소가 누적된 점을 고려해 0.7% 감소할 것으로 봤지만 올해(-1.8%)보다는 감소폭이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이처럼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부진할 것으로 내다본 까닭에 대해 KDI는 우선 현재 우리 경제가 "건설투자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경기 개선세가 다소 약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3/4분기 국내총생산은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하는 데 그쳤고, 계절조정 전기대비로 봐도 앞서 직전 분기인 2/4분기에 역성장(-0.2%)했음에도 여기에서 0.1%만 증가했을 뿐이어서 경기가 개선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수출은 자동차와 석유류가 다소 조정됐지만, 여전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증가세를 지켜가고 있다.
하지만 제조업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건설업 감소폭이 크게 확대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투자 부문에서도 운송장비가 일시적으로 급증하고 반도체 관련 투자도 확대돼 설비투자는 다소 개선됐지만, 이미 지은 건설기성의 경우 누적된 수주 부진이 누적되면서 건축 부문을 중심으로 대폭 하락세다.
내수의 경우 민간소비가 상품소비를 중심으로 여전히 증가세가 미약한 수준이나, KDI는 시장금리 하락과 실질임금 상승폭 확대 등으로 민간소비 여건은 일부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또 하나의 변수는 해외 경제 여건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 거래액은 내년 증가폭이 올해보다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경우 부동산경기 하락이 지속돼 경기 부진이 심화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과연 얼마나 공약을 달성하고, 또 빨리 달성하느냐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무역분쟁이 급속히 격화될 경우 세계 경기에 상당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를 토대로 KDI는 "수출은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로 증가세가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작지 않은 대외 위험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우리 경제는 내수가 일부 회복되겠으나, 수출 증가세가 완만해지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금리인하와 수출 개선이 점진적으로 파급됨에 따라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건설투자는 누적된 수주 부진의 영향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경기 개선을 제약하는 주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제 통상 여건이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 바, 우리 경제에 상당한 수준의 하방위험이 존재한다"며 "대내적으로는 건설업체 재무건전성 악화의 영향이 실물경제로 파급되는 경우, 건설투자의 부진이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보다 낮은 수준에서 하락하고 있음을 감안하여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하해 나가야 한다"며 "재정정책은 관리재정수지 적자가 여전히 높은 수준인 점을 감안하여 경기 개선세를 크게 제약하지 않는 수준에서 장기적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025~30년에 1%대 중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민 후생과 직결되는 민간소비의 증가세도 둔화될 것"이라며 "진입장벽을 낮추고 공정한 경쟁환경을 구축함으로써 혁신적 신생기업의 시장진입을 촉진하는 한편, 경제환경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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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민재 기자 t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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