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결혼 준비 ‘스드메’ 약관 시정…드레스 피팅 등 기본에 포함

‘드레스 피팅’ 등 필수적인 서비스 요금을 별도로 받으며 가격 정보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결혼준비대행 업체들의 이용 약관이 시정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결혼준비대행업체 18곳의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6가지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적발해 시정한다고 오늘(12일) 밝혔습니다.

결혼준비대행 업체들은 이른바 ‘스드메’로 불리는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대여 ▲메이크업 등 결혼 준비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서비스를 묶어 제공하는 업체들입니다.

공정위는 소비자들이 개별 ‘스드메’ 서비스 가격이 얼마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깜깜이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고, 불공정 조항 심사에 착수했습니다.

적발된 불공정 약관 중 대표적인 유형은 필수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서비스를 ‘기본 제공’ 서비스에서 제외하고 별도로 구매하도록 한 조항들입니다.

공정위는 업체들이 공통적으로 ‘기본 패키지’에는 사진 촬영이나 드레스 대여 등만 넣고, 별도로 20~30개의 옵션을 두는 요금 체계를 운영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가령,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뒤 사진 파일을 구매할 때 별도로 비용을 청구하고 드레스 대여를 위해 옷을 입어보는 ‘피팅비’를 따로 받는 식입니다. 아침 9시 이전에 메이크업을 받으면 ‘얼리스타트비’를 청구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업체들은 약관 심사 과정에서 요금 체계를 이원화하면 기본 패키지의 가격이 낮아 보이는 효과가 있어 소비자를 유인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런 약관이 소비자로 하여금 전체 ‘스드메’ 서비스 비용을 정확히 인지하고 비교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판단해 고객에게 불리한 조항이라고 봤습니다.

이에따라 ▲사진 파일 구입 비용 ▲드레스 피팅비 ▲메이크업 얼리스타트비를 기본 제공 서비스에 포함하도록 약관을 시정했습니다.

공정위에 적발된 또 다른 불공정 약관 유형은 옵션 가격이나 위약금을 명확하게 알리지 않는 조항입니다.

업체 18곳은 모두 수십 가지의 ‘옵션’ 가격의 대략적인 가격대를 약관에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촬영할 때 원하는 작가에게서 촬영을 받는 ‘작가 지정비’, 결혼식 중 신부를 돕는 ‘헬퍼비’ 등을 모두 ‘비용 별도’로 표기해 놓는 식입니다.

또 위약금 규정도 ‘업체의 위약금 규정에 따른다’고만 표시해 두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정위는 가격을 불명확하게 제시한 조항들로 인해 소비자들은 자신이 부담할 비용이 어느 정도인지 제대로 모르는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해야 했다고 봤습니다.

이에 업체들이 옵션 가격의 범위와 평균적인 위약금 기준을 명시하도록 시정했습니다.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할 때 위약금을 과도하게 물리는 조항 유형도 적발됐습니다.

계약을 해지할 때 전체 금액의 20%에 달하는 계약금을 전부 위약금으로 물리거나, 계약금 입금 뒤 3일이 지나면 환불을 해주지 않는 등입니다.

공정위는 이런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 의무를 지워 무효인 약관으로 봤습니다.

이에 위약금 기준에 서비스 개시 여부를 반영하는 등 합리화하고, 청약철회 기간도 법정 기간인 7일 또는 14일 이내로 고치도록 시정했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업체의 책임을 면제해 주는 조항이나 부당하게 양도를 금지하는 조항, 재판 관할을 소비자에게 불리하게 정한 조항 등도 적발해 시정했습니다.

시정 대상이 된 18곳 업체는 모두 공정위 시정 권고에 따라 시정안을 제출했고, 행정 절차를 거쳐 11월 내로 시정된 조항들을 이용 약관에 반영할 방침입니다.

공정위는 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시정된 약관이 이행되는지 점검하고, 표준약관을 만들고 가격정보 공개를 강화하도록 하는 등 결혼준비대행업 전반의 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약 40만 명에 달하는 예비부부들이 스·드·메 분야에서 가장 크게 불편을 호소하는 부분에 대해 불공정 관행의 근간이 되는 약관을 시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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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윤 기자 (dobby@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