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못 받으면? 쉽게 설명해줘"…고용부, 근로감독관 AI 지원시스템 공개

권신혁 기자 2024. 11. 12. 12: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AI 챗봇이 상담…쉬운 표현으로 답변
진정서 작성까지 지원…노동법 검색도
정부 박람회서 공개…"빠른 구제 가능"
[서울=뉴시스] 권신혁 기자 =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근로감독관 인공지능(AI) 지원시스템 중 AI 노동법 지식검색 서비스. (사진 = 카카오톡 캡쳐) 2024.11.12. innovation@newsis.com

[서울=뉴시스]권신혁 기자 = #. A씨는 주 5일 3시간씩 편의점에서 일했다. 그런데 사장으로부터 퇴직금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퇴직금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A씨는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해 하던 찰나 '근로감독관 AI 지원시스템'의 노동법 지식검색 서비스를 발견했다. 그는 카카오톡창에 상황을 설명하며 퇴직금을 받을 수 있느냐고 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가 전송되자마자 받을 수 있다는 상세하지만 다소 어려운 내용의 답장이 왔다. 전문용어들이 포함돼 이해가 잘 되지 않았던 A씨는 '좀 더 쉬운 말로 해줘'라고 다시 메시지를 보냈다. 챗봇은 쉬운 용어로 풀어 지급 여부와 방법을 설명했다. 이후 A씨는 진정서를 접수하게 됐다.

고용노동부가 가상인물을 상정해 시연한 근로감독관 인공지능(AI) 지원시스템 서비스의 일부다. 노동법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카카오톡 챗봇의 기능을 보여준다.

고용부는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2024 대한민국 정부 박람회에서 이 같은 지원시스템을 공개한다고 12일 밝혔다.

근로감독관 AI 지원시스템은 근로감독관이 신고사건과 근로감독을 더욱 신속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국민들이 빠르고 쉽게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돕는 시스템이다. 근로감독관의 숫자가 한정된 반면 노동분쟁 사건들은 점차 늘어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번에 공개되는 서비스 4종은 ▲AI 노동법 지식 검색 ▲참고자료 대화형 검색 ▲진정서 접수 지원 ▲문서와의 대화 등이다.

대표 기능인 AI 노동법 지식 검색은 카카오톡 상담을 통해 이뤄진다. 노동법 관련 전문적인 내용을 알고자 하는 A씨와 같은 근로자들이 채팅으로 쉽게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생성형 AI는 실업급여, 퇴직금 요건, 근로시간 관련 질문에 즉각 답변을 제공한다.

또 급여 명세서를 이미지 파일로 전송하면 최저임금 위반 여부도 분석해준다. 개인정보 보호체계도 마련돼 있다. 주민등록번호 등 민감한 정보가 포함된 사진은 전송이 불가능하다.

[서울=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전날(11일) 시연을 담당한 박보현 근로감독관 AI 지원시스템 구축 TF 팀장은 "제작 과정에서 노무사 9명이 AI가 정제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감수에 힘을 썼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에서 떠도는 불분명한 정보가 아닌 노동 관련 전문가들이 엄선한 데이터가 축적돼 있는 셈이다.

시스템의 또다른 기능인 '진정서 접수 지원'은 카카오톡 상담을 통해 퇴직금 지급 여부를 확인한 A씨가 이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또는 컴퓨터에서 인터넷 주소(https://labor.maum.ai/)를 입력해 사용할 수 있다.

근무지, 현재 상황 등을 묻는 AI의 질문에 답변하는 식으로 상세한 내용의 진정서를 작성할 수 있다. 이후 질답 내용이 기록된 텍스트 파일이 전달되면 근로감독관은 사건의 요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근로자도 권리구제 소요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참고자료 대화형 검색'은 여러 홈페이지에 흩어져 있는 각종 노동관계법령 원문을 확인할 수 있게 돕는 서비스다. AI와 대화를 통해 법령, 판례, 질의회시, 매뉴얼 등 노동법 자료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다. 육아휴직을 몇 년 쓸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해당 부분 법령이 나와 여러 곳을 헤메는 수고를 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으로 '문서와의 대화'는 근로감독관용 서비스다. 생성형 AI가 진술조서 등을 분석해 고발인, 피의자, 참고인의 주장에서 모순점 등을 찾아낼 수 있다. 문서는 업무망 내에서 처리되기 때문에 보안 문제도 없다.

박보현 팀장은 "현재 챗봇은 실업급여, 퇴직금 등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제한돼 있는데 앞으로 모성보호제도, 직장 내 괴롭힘 등 수요가 많은 사안 위주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는 개발이 완료되는 12월 중순부터 시범운영될 방침이다. 고용부는 시범운영 결과를 검토해 추후 정식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했다.

권창준 고용부 노동개혁정책관은 "노사법치와 노동약자 보호 정책에 인공지능 도입을 가속해 근로감독 등 정책 효과를 높이고 기업의 노동법 준수와 노동약자의 권리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innovation@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