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PA청장·유엔대사에 강경 보수 임명…‘마가 충성파’ 속속 입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1일(현지시간)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리 젤딘 전 하원의원, 유엔 주재 대사에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을 지명한다고 밝혔다. 백악관 부비서실장에는 강경 이민 정책을 주도한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임명될 예정이라고 CNN이 보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 인선이 강경 보수 성향의 충성파 정치인들로 속속 채워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성명에서 EPA 청장에 젤딘 전 의원을 지명한다면서 “그는 공정하고 신속하게 규제 철폐 결정을 이행해 미국 기업들의 힘을 해방하는 동시에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한 공기와 물 등 최고의 환경 기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2023년 뉴욕주 하원의원을 지낸 젤딘 전 의원은 2020년 트럼프 당선인이 패배한 대선 결과 인증을 반대하는 등 ‘친트럼프’ 행보를 보여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를 가리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진정한 투사”라고 했다.
주유엔 미국 대사에 지명된 스터파닉 하원의원 역시 미 의회의 대표적인 트럼프 당선인 우군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는 강하고 매우 똑똑한 미국 우선주의 투사”라며 “힘을 통한 평화, 미국 우선 안보 정책을 실현하는 훌륭한 유엔 대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터파닉 의원은 의회에서 가장 먼저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으며 부통령 후보로도 거론됐다. 올해 봄 미 대학가에 반전 시위가 확산될 당시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들을 청문회에 불러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CNN이 이날 백악관 부비서실장 내정자로 보도한 밀러 전 고문 역시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참모다. 1기 행정부에서 강경 이민 정책을 주도한 그는 전날 ‘국경 차르’에 임명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과 함께 2기에서도 미등록 이주자 강제추방 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셋의 공통점은 트럼프 당선인을 전폭 지지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대표주자라는 점이다. 젤딘 EPA 청장 지명자는 환경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스터파닉 주유엔 대사 지명자는 다자주의에서 후퇴하며 ‘조 바이든 대통령 지우기’에 앞장설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충성심 기준에서 못 미치는 인사들은 트럼프 2기 인선에서 배제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공화당 경선에서 경쟁했던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1기 국무장관을 지낸 마이크 폼페이오가 차기 행정부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직접 발표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는 2기 실세인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의 대권 가도에서 잠재적 경쟁자를 잘라내려는 구상과 맞닿아 있다고 해석하면서, 폼페이오 전 장관이나 헤일리 전 대사 등이 우크라이나를 지지하고 동맹을 중시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과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고 전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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