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천안에 ‘HBM 반도체 기지’ 만든다

■ 충남도청서 MOU 체결
삼성디스플레이 부지 건물 활용
2027년까지 패키징 설비 구축
투자 확대·기업 유입 등 기대
지자체, 행정·재정 적극 지원

김태흠(왼쪽 다섯 번째) 충남지사, 박상돈(오른쪽 다섯 번째) 천안시장, 남석우(왼쪽 네 번째) 삼성전자 사장이 12일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천안 투자협약을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충남도청 제공

홍성=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충남 천안에 삼성전자의 대규모 고대역폭 메모리(HBM) 반도체 생산 거점이 오는 2027년까지 들어선다.

충남도는 12일 충남 홍성 충남도청 상황실에서 김태흠 충남지사, 남석우 삼성전자 사장과 박상돈 천안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천안 제3일반산업단지 삼성디스플레이 28만㎡ 부지 내 건물을 임차해 다음 달부터 2027년 12월까지 반도체 패키징 공정 설비를 설치, HBM 등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공정 설비 증설을 통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슈퍼컴퓨터 등 방대한 데이터 처리를 위한 HBM 제품을 양산하고 반도체 산업의 핵심인 패키징 기술을 발전시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강화키로 했다. 패키징은 반도체 제조 마지막 단계로, 웨이퍼의 반도체 칩들을 하나씩 낱개로 자른 후, 칩 외부의 시스템과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칩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작업을 말한다.

천안시는 이로써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서 전국적인 핵심 전략 지역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첨단 패키징 공정 설비 증설과 함께 천안을 기반으로 한 삼성 측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와 이에 맞물린 신규 기업의 유입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충남도와 천안시는 삼성전자의 투자가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펼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가족 친화적 기업 문화 조성과 지역 생산 농수축산물 소비 촉진 등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위해서도 노력하기로 했다. 김 지사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천안·아산 지역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이 되는 대표 기업”이라며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반도체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박 시장은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천안시가 반도체 산업 중심 도시로 성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투자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민선 8기 김 지사 취임 이후 현재까지 충남도의 투자 유치 기업 수는 200개사, 금액은 22조7919억 원에 달한다. 또 김 지사 취임 후 현재까지 끌어낸 투자 유치로 총 4만5192명이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것으로 집계됐다. 민선 7기 4년간 유치한 14조5984억 원의 2배에 육박하는 성과를 2년여 만에 달성한 셈이다. 이번 삼성의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투자 건이 반영될 경우 총 투자유치 규모는 23조 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