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오·왈츠 모두 대중국 강경파… 동맹국 방위비 증액 주장해와
루비오, 이란에도 강경한 태도
왈츠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백지수표 받는 시대는 끝났다”
환경청장에 전문성 부족한 젤딘
충성심·MAGA 지지 작용한 듯
1기 충성파 폼페이오는 배제돼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장관에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을 발탁할 것으로 알려지며 외교안보 분야에서도 ‘미국 우선주의’가 최우선적으로 부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루비오 의원과 왈츠 의원 모두 대중국 강경론자로 알려져 있다. 왈츠 의원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도 방위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과 궤를 같이하는 주장을 해왔다.
◇미국 우선주의 부각될 트럼프 2기 =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루비오 의원의 국무장관 발탁 가능성을 보도하며 “중국과 이란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며 외교정책의 매파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0년부터 상원의원을 지낸 루비오 의원은 2016년 대선 경선 때 트럼프 당선인과 껄끄러운 관계가 됐지만 이후 관계를 회복한 뒤 강력한 트럼프 지지자가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왈츠 의원의 발탁 소식을 전하며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의 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왈츠는 자신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인은 해외 경쟁국에 대한 억지력을 구축해 추가 확전을 막는 동시에 동맹국과는 거래적인 정책을 선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2개의 전쟁을 이른 시일 내 종식시키는 것과 함께 동맹과의 관계도 재설정할 것이라는 취지다. 실제로 왈츠 의원은 지난해 폭스뉴스에 기고한 글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 의회로부터 백지 수표를 받는 시대는 끝났다”며 “나토 회원국도 집단 방어를 보장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에도 방위비 분담금 협정과 관련한 압박이 높아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출신인 왈츠 의원은 대선 기간 트럼프 당선인의 ‘알링턴 국립묘지 정치 활동 논란’을 적극 변호하는 등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를 지지해왔다. 그는 2021년 한 행사에서 “우리는 중국공산당과 냉전 중이다”라고 말하는 등 대(對)중국 매파로 평가된다. 또 지난 6월 CNN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무기를 러시아로 운반하는 선박을 가로채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SNS에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을 주유엔대사로 지명한다는 사실을 알리며 그를 두고 “강인하고 매우 똑똑한 ‘미국 우선주의’ 전사”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정책 뒤집기도 본격화 = 트럼프 당선인이 환경 분야에 전문성이 딱히 없는 리 젤딘 전 하원의원을 환경보호청장에 지명한 것은 주요 공직 인선에 무엇보다 충성심과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 여부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하는 동시에 취임 초부터 바이든 행정부 정책 뒤집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SNS를 통한 성명에서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진정한 투사인 젤딘 전 의원이 공정하고 신속한 규제 철폐 결정을 이행해 미국 기업들의 힘을 해방하는 동시에 지구상 가장 깨끗한 공기와 물을 포함한 최고의 환경 기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다시 가입한 파리기후변화협정 재탈퇴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공약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스티븐 밀러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겸 연설담당관을 백악관 정책 담당 부비서실장에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 1기에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국무장관을 맡았던 충성파 마이크 폼페이오 전 장관은 2기 행정부에서 배제됐다. WSJ는 이에 대해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주니어가 J 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을 ‘트럼프 후계자’로 만들기 위해 폼페이오 전 장관을 내각에서 배제한 때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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