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M&A 족쇄… ‘테슬라 생태계’ 있는데 ‘삼성 생태계’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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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테슬라·존슨앤드존슨 등의 글로벌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기업 혁신 생태계를 이루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삼성·SK·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은 투자와 M&A를 제한하는 규제 탓에 혁신 생태계를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M&A를 통한 혁신을 위해선 대기업이 출자한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활성화가 필요함에도 국내는 해외와 달리 지주회사만 보유해야 하거나, 외부자금 출자 제한 등의 걸림돌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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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주도형 벤처캐피털 문턱 높아
유망 벤처 있어도 인수 불가능
美 우버같은 신산업 기회 잃어
구글은 220건 M&A로 경쟁력↑
구글·테슬라·존슨앤드존슨 등의 글로벌 기업이 적극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기업 혁신 생태계를 이루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삼성·SK·현대차그룹 등 국내 기업들은 투자와 M&A를 제한하는 규제 탓에 혁신 생태계를 만들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투자·M&A를 통한 혁신을 위해선 대기업이 출자한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활성화가 필요함에도 국내는 해외와 달리 지주회사만 보유해야 하거나, 외부자금 출자 제한 등의 걸림돌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2일 한국경영학회에 따르면 구글 생태계(디지털)와 테슬라 생태계(모빌리티), 존슨앤드존슨 생태계(헬스케어), 제이피모건 생태계(금융·핀테크) 등 미국의 혁신 선도기업들은 CVC를 활용해 적극적인 투자와 M&A로 신산업을 일으키고 있다. CVC는 특히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상생으로 주목받고 있다. 벤처기업은 대기업으로부터 경영 노하우, 인적 네트워크 등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대기업은 벤처기업과의 협업으로 혁신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구글은 1998년 설립 이래 2018년 10월 말까지 총 220건의 M&A를 진행해 구글 생태계를 조성했다. 월평균 1.8건에 달한다. 구글의 CVC인 구글벤처스가 스타트업 투자 및 M&A 대상 기업을 발굴, 육성해 왔다. 이때 투자한 벤처에는 우버, 에어비앤비, 집라인 등이 있다. 테슬라 또한 2004년 일론 머스크 CEO가 경영에 참여하면서 2006년부터 2022년까지 10건의 중대형 M&A를 통해 원천기술과 생산기술, 인프라를 확보했다. 학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포천 상위 100대 기업 중 71개 기업이 CVC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국내 CVC 생태계는 해외 주요국과 비교해 열악한 상황을 면치 못한다. 국내 CVC가 지난해 집행한 벤처 투자액은 전체 벤처 투자액의 19%에 불과한 반면, 미국과 일본은 각각 49.5%, 45.0% 수준으로 전체 벤처투자 규모의 절반에 육박한다.
낡은 규제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2021년 12월 일반지주회사도 CVC를 설립·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국내 벤처투자 활성화의 길이 열렸지만, CVC는 일반지주회사가 100% 지분을 보유한 완전 자회사로 제한돼 있다. 지주회사가 아닌 계열사는 사업 시너지가 예상되는 벤처기업이 있더라도 인수가 불가능해 CVC에 출자할 유인이 적은 상황이다. 또 CVC의 외부자금 출자 한도 역시 40%로 제한하고 CVC 펀드가 해외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비율도 최대 20%로 한정해 오픈이노베이션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영달 한국경영학회 부회장은 “CVC 관련 규제를 최소화해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촉진해 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와 대기업·벤처기업 간 상생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미국식 CVC와 사업개발전문회사,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제도를 결합한 ‘산업혁신전문회사’ 제도를 도입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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