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 나이에 항일특공대된 유일한… 왜 그랬을까”

박지웅 기자 2024. 11. 12.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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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시절 이미 한국에 제약회사를 세우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이 50세 나이에 왜 굳이 특공대원이 돼 나라를 위해 죽겠다는 것인지, 그 정신이 궁금했습니다."

1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A' 개막 행사에서 만난 김희재 작가는 극본을 쓰게 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김 작가는 그간 '실미도' '한반도' '공공의 적 2' 등 영화 시나리오를 써왔으나 뮤지컬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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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지컬‘스윙데이즈’19일 개막… 극본 쓴 김희재 작가
“제약사 운영하다 독립운동
‘굳이 그렇게까지’정신 궁금
개인보다 민족·국가가 먼저
평생을 청지기 같은 삶 살아”
‘스윙데이즈’ 극본을 쓴 김희재(오른쪽) 작가와 음악을 담당한 제이슨 하울랜드.

“젊은 시절 이미 한국에 제약회사를 세우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이 50세 나이에 왜 굳이 특공대원이 돼 나라를 위해 죽겠다는 것인지, 그 정신이 궁금했습니다.”

1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열린 뮤지컬 ‘스윙데이즈_암호명A’ 개막 행사에서 만난 김희재 작가는 극본을 쓰게 된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스윙데이즈’는 ‘냅코 프로젝트’에 참여한 유한양행 설립자 고 유일한(사진) 박사를 모티브로 제작한 작품이다. ‘냅코 프로젝트’는 일제 강점기 미국 전략첩보국(OSS)이 한국인 19명으로 구성된 특수 부대를 꾸려 추진하던 첩보 작전인데, 일본의 항복으로 무산됐다. 유 박사가 냅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김 작가는 뮤지컬을 제작하면서 깨닫게 된 유 박사의 정신은 ‘청지기적 삶’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유 박사는 사업가로서는 유일하게 초등학교 도덕 교과서에 소개될 정도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대표하는 인물로 꼽힌다. 개인보다는 민족, 국가, 사회에 대한 헌신이 평생의 신념이었던 유 박사는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며 사회와 종업원의 것”이라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다만 극 중 주인공 유일형은 유일한 박사와는 매우 다른 캐릭터로 설정됐다. 내기를 좋아하고 거만한 사업가인 일형이 왜 항일 특공대가 되기로 했는지를 조명함으로써 뮤지컬은 사랑과 헌신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로 나아간다. 그는 “유 박사의 인생 자체가 너무 교과서적이어서 창작자 입장에서는 극본에 담기가 어려웠다”며 “그래서 토니 스타크(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처럼 자신만만하고 베팅을 좋아하는 인물로 변모시켰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그간 ‘실미도’ ‘한반도’ ‘공공의 적 2’ 등 영화 시나리오를 써왔으나 뮤지컬에는 이번에 처음으로 도전했다. 그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영화는 몇백만 명이 한꺼번에 볼 수 있지만, 그 시대에 다 소비되고 나면 다시 영화를 만들기가 쉽지 않다”며 “뮤지컬은 1, 2년에 한 번씩 대중들을 만나고 길게는 20년, 30년씩 대중 곁에 머무를 수 있다는 점에서 긴 생명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지킬 앤 하이드’ ‘데스노트’ ‘웃는 남자’ 등의 뮤지컬에서 편곡을 담당해 한국에도 알려진 제이슨 하울랜드는 이번에 처음 작곡가로서 국내에 작품을 선보인다. 제이슨은 “한국 관객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라며 “1930∼1940년대를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빅밴드 스윙을 잘 들을 수 있도록 악보를 썼다”고 말했다. ‘스윙데이즈’는 오는 19일부터 내년 2월 9일까지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박지웅 기자 topsp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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