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밖 겁박에 휘둘려선 안 될 李 판결[포럼]

2024. 11. 12.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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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두 가지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022년 9월에 기소됐다.

첫 번째 혐의는 2021년 12월에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시장 재직 시절에 몰랐다고 한 점이다.

시장 재직 시절에 고 김문기 처장을 알고 있었는가 하는 점은 기억에 관한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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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두 가지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2022년 9월에 기소됐다. 첫 번째 혐의는 2021년 12월에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시장 재직 시절에 몰랐다고 한 점이다. 두 번째는 백현동 사업과 관련해 용도지역 변경을 했던 것은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했기 때문이라고 말한 점이다. 둘 가운데 하나라도 발언 내용이 허위라고 인정돼 벌금 100만원 이상 판결이 확정되면 당사자인 이 대표는 5년 이상 공직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되고, 더불어민주당은 선관위에서 보전받았던 선거비용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시장 재직 시절에 고 김문기 처장을 알고 있었는가 하는 점은 기억에 관한 문제이다. 그 당시에 이 대표가 김 처장을 알고 있었는지 그 기억의 내용을 읽을 수 있는 수단은 세상에 없다. 범죄 행위가 발생했을 때 고의가 있었는가 하는 점을 판단하는 문제가 항상 그렇다. 가슴을 여러 차례 칼로 찔러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도 가해자는 죽일 생각은 없었다고 말한다. 머릿속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지만, 이러한 경우엔 당연히 살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누군가를 알고 있었는가 하는 점도 객관적 사실을 보고 상식 수준에서 판단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분당구 한 주민센터에서 공동주택 리모델링 관련 설명회를 할 때 옆 옆자리에 같이 앉아서 함께 발표를 했다. 해외여행을 함께 가서 같이 골프를 쳤다. 김 처장이 고인이 된 후 이 대표가 그 사람을 모른다고 한 점에 대해 유족들이 반발하자 이 대표의 측근들이 아들에게 전화를 해서 회유를 시도했다. 객관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법원이 합리적인 판단을 할 것이다.

백현동 부지 문제는 성남시와 국토부 사이에 공문이 오갔기 때문에 문서로 된 증거가 남아 있는 사안이다. 당시 국토부는 ‘부지 용도 변경은 성남시가 적절히 판단해야 할 사항’이라는 내용으로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현재 상황은 객관적으로 이 대표에게 유리해 보이지 않는다. 이 점은 민주당 측에서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야당의 행동이 이를 보여준다. 지난 토요일 민노총은 서울 시내에서 ‘전국노동자 대회·1차 퇴진 총궐기대회’를 가졌다.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해서 이른 시일 내에 이 대표를 당선시키자는 계획인 것 같다. 성공하면 내년쯤 선거를 치르고, 그때까지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오지만 않으면 된다는 의도로 보인다.

범죄 행위는 처벌해야 예방된다. 형사처벌의 출발점은 수사와 기소다. 공소제기는 검찰만 할 수 있다. 그런 검찰이 ‘성공한 내란은 처벌할 수 없다’는 납득할 수 없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그 뒤로 검찰은 말도 못할 욕을 다 먹어야 했다. 그러면서 검찰도 조금씩 변화해 나갔다. 드디어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경이로운 단계에 도달했다. 그러자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멀쩡한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대권을 잡음으로써 처벌받을 수 없는 지위를 쟁취하고자 한다. 바로 그것을 비판했던 진영에서 벌이고 있는 일이라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우리 사회의 정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인 법원에서 증거에 따라 합리적인 판결을 내려줄 것이다. 힘만 믿고 사법부를 겁박해도 소용없는 일이다.

김성천 중앙대 교수·법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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