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서정으로 충만한 화폭[그림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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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가는 11월, 땅거미가 유난히 장엄한 오후의 숲길에서 시몬이 되어 구르몽을 만난다.
성낙희 그림으로 이 가을에 기분 전환을 해보련다.
부드러운 기하학적 추상의 화면에는 자연 속 대상들이 환원적으로 중첩돼 있어,지만, 특히 가을에 어울리는 작가의 그림이다.
대자연과 마주하면서 느끼는 자연의 순환 같은 것을 화폭에 담은 그림으로, 하나의 감정으로만 기울어지지 않는 균형이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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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저물어가는 11월, 땅거미가 유난히 장엄한 오후의 숲길에서 시몬이 되어 구르몽을 만난다. 슬픈 표정의 낙엽을 밟을 때마다 몇 번이고 좋으냐고 묻더니, 주옥같은 금언을 되뇐다. “오너라, 우리도 언젠가는 가련한 낙엽이 되리니….” 이 말씀에 정화와 위로를 얻는다. 하지만 우리 앞엔 상록수도 있지 않은가.
성낙희 그림으로 이 가을에 기분 전환을 해보련다. 부드러운 기하학적 추상의 화면에는 자연 속 대상들이 환원적으로 중첩돼 있어,지만, 특히 가을에 어울리는 작가의 그림이다. 다양한 색면은 자체로 그러데이션을 띠며 감미로운 서정의 서사를 투영시킨다. 닮은 듯 다른 패턴들의 조합이 색조의 변화 속에 활기차다. 대자연과 마주하면서 느끼는 자연의 순환 같은 것을 화폭에 담은 그림으로, 하나의 감정으로만 기울어지지 않는 균형이 엿보인다. 그의 계절은 자연과 내면이 씨와 날로 교직되고 순환하면서 섭리를 노래한다. 대하와도 같은 거대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명이 명멸하는 세계상을 관조하듯 물끄러미 바라본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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