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연임 도전 앞두고 직무 정지의 그림자

대한체육회장 3선을 노리는 이기흥 현 회장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통보받으면서 그의 연임 승인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위원장 김병철)는 12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회관에서 전체 회의를 열어 이 회장의 연임 승인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기흥 회장은 내년 1월 14일 열리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에 도전하기 위해 통과해야 할 첫 관문을 마주하고 있다. 현행 체육회 정관에 따르면 체육회장을 포함한 임원은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으며, 세 번째 연임을 위해서는 스포츠공정위의 심의를 받아야 한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소위원회에서 사전 심의를 받은 뒤, 이날 전체 회의에서 연임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에서 가장 큰 관심사는 이 회장이 임원 연임 제한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다. 체육회 정관에는 재정 기여 및 주요 국제대회 성적, 국제 스포츠기구 임원 진출 시 필요 경력 등을 예외 조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위의 평가 기준은 100점 만점으로 정량 평가와 정성 평가가 각각 50점씩 반영된다.

정량 평가에서는 국제기구 임원 진출, 재정 기여도, 단체 운영 건전성 등이 포함되며, 정성 평가 항목으로는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 체육 발전 비전 제시, 재임 기간 중 공헌, 윤리성 및 청렴도 제고 방안 등이 있다. 이 회장의 직무 정지는 윤리성 및 청렴성 항목에 해당하므로, 위원들의 평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문체부로부터 직무 정지를 통보받은 이후, 그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직도 정년(70세)에 따라 내년 말에 종료될 예정이다. 문체부는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의 비위 혐의 수사 의뢰에 따라 이 회장에게 직무 정지를 통보했으며, 이 회장이 자녀의 대학 친구를 부당하게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IOC 위원으로 뽑힌 이 회장은 내년 12월 31일로 임기가 종료되며, 정년에 이른 위원 중 최대 5명에 한해 임기를 연장할 수 있는 예외 규정이 있지만, 이는 올림픽 개최국의 IOC 위원이나 특별히 기여한 위원에 한정된다.

이기흥 회장이 내년 1월 14일 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연임 도전의 첫 시험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