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꽃 피운 KT 박준영, 20점 넣고도 “제 목표는 좋은 식스맨···팀 우승에 양념이라도 칠 수 있었으면”

이두리 기자 2024. 11. 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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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KT 박준영. KBL 제공



1라운드 1순위로 데뷔한 지 벌써 7년, 박준영(28·수원 KT)이 비로소 전성기를 맞았다. ‘변거박(변준형 거르고 박준영)’ 꼬리표는 이번 시즌 박준영의 맹활약에 너덜너덜해졌다. 명실상부 KT의 시즌 초반 일등 공신이지만 박준영은 “최고의 식스맨이 되는 게 제 목표”라고 말한다.

박준영은 이번 시즌 매 경기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 SK와의 경기에서 11득점 11리바운드로 데뷔 첫 더블더블을 작성한 데 이어 지난 11일 안양 정관장전에서는 26분 43초 동안 20득점을 퍼부으며 득점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다. 시즌 평균 기록은 9.4득점 5.8리바운드 1.9어시스트로 모든 면에서 데뷔 이래 최고의 성적이다.

박준영은 201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부산 KT(현 수원 KT)의 지명을 받았으나 좀처럼 역량을 펼치지 못했다. 1군 출전 기회도 점차 줄어들었다. 2020~2021시즌 6.9득점 3.1리바운드가 이번 시즌 전까지 박준영의 최고 기록이다. 전국 1위 신인이었던 선수치고는 초라한 성적이었다. 센터 하윤기와 포워드 문정현이 데뷔해 KT의 골 밑을 책임지기 시작하면서 박준영이 설 자리는 점차 좁아졌다.

수원 KT 박준영. KBL 제공



이번 시즌은 박준영의 프로 인생 전환점이다. 하윤기와 문정현이 모두 부상으로 빠지며 박준영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팀의 위기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박준영은 해결사로 활약했다. 경기를 뛰지 못한 기간에도 먼저 훈련장에 나와 슛 연습을 한 결과가 실전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송영진 KT 감독은 지난 11일 “지금 하윤기의 부재가 안타깝지만 박준영이 잘해주고 있는 게 소득이다”라고 말했다. 송 감독은 “박준영은 그동안 나름 1순위 데뷔였는데도 안 풀려서 정신적인 (힘든) 부분이 분명 존재했는데 이번 시즌 생각의 전환이 많이 된 것 같다”라며 “슈팅 연습도 많이 하고 워낙 센스가 있는 선수여서 부족한 부분을 이야기하면 딱딱 잘 알아듣는다”라고 말했다.

송 감독은 “박준영은 하윤기와 스타일이 다른 선수”라며 “3점 슛을 쏠 수 있는 4번(파워 포워드)이 필요하기에 박준영의 활약이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박준영이 지금과 같은 활약상을 이어간다면 하윤기의 복귀 이후에도 꾸준히 주전으로 역할을 부여받을 수 있다.

박준영은 매 경기 미친 활약을 선보이고 있음에도 덤덤한 모습이다. 그는 첫 더블더블을 작성한 지난달 25일 SK전과 득점 최고 기록을 쓴 전날 정관장전 이후 인터뷰에서 모두 “(하)윤기가 돌아오기 전까지 잘 버티고 그 이후 최고의 식스맨으로 활약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커리어 하이 기록에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박준영은 “국가대표 넘버 원 센터인 (하)윤기가 돌아온 뒤에는 제가 식스맨으로 뛰는 게 당연하다”라며 “이번 시즌 목표는 최고의 식스맨 상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팀에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한결같이 겸손한 모습이다. 그는 “작년엔 아쉽게 팀이 우승을 못 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KT가 우승할 수 있도록 ‘소스(양념)’ 한번 뿌려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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