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랩·신탁 돌려막기 막는다…금투협, 업계 자정방안 마련

[연합뉴스]

계약기간과 자산의 만기간 미스매칭을 해소하기 위해 고유자금을 사용하는 등 채권형 신탁·일임 '돌려막기' 문제의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안이 마련됐다.

금융투자협회는 채권형 신탁·일임 업무처리 관련 잘못된 운용 관행을 막기 위해 채권형 계약 운용 시 업계 전체가 준수해야 하는 자체적인 규제 장치를 제정·시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2022년 하반기 자금시장 경색 상황에 일부 증권사가 계약기간보다 만기가 더 긴 자산을 편입한 채권형 신탁·일임 계약을 체결해 문제가 된 바 있다. 편입자산의 시장 매도가 어려워지자 이용자의 환매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회사 고유자금을 사용 '돌려막기' 논란이 일었다.

해당 증권사들은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를 위해 계약 관련 고객 위험고지 강화, 정상 매매가격 기준 설정, 이상거래 모니터링 강화 등 영업과 운용, 리스크 관리, 컴플라이언스 전반에 걸쳐 자체 개선방안을 마련해 실행해 왔다.

협회가 이번 마련한 '채권형 투자일임 및 특정금전신탁 리스크 관리 지침'은 채권형 투자일임과 특정금전신탁 운용 등과 관련해 90일 초과 만기 미스매칭 시 투자자 동의 의무화, 편입자산 시가평가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시장이 급변할 경우 투자자에게 통지, 자산 재조정을 이행하도록 하고 듀레이션과 거래가격 상시 감시체계 구축을 의무화했다.

금투협은 금융당국과 논의를 거쳐 과도한 영업 관행 개선과 시장 충격 시 계약 유동성 관리 방안 등 추가적인 개선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서유석 금투협 회장은 "관행이라는 명목으로 그간 증권업계에서 지속됐던 불합리한 점들을 재점검하고 개선하는 계기가 됐다"며 "업계 전체가 뼈를 깎는 노력으로 고객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