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콘텐츠 보물찾기] 원작 소설도 재출간…뜨거웠던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일본 아마존 프라임 TV 시리즈 1위
미국·영국 등 103개국서 상위권 기록
원작 관심 높아져… 19년만 재출간
사랑이 끝나면 뭐가 남을까.
사랑을 완성하지 못했다는 자책, 혹은 변해 버린 사랑에 대한 분노? 또는 다 주지 못하고 흩어져버린 마음이 아쉬워 후회로 남았을 수도 있고, 이겨내지 못한 슬픔이 허무가 됐을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오랜 미련을 떨쳐낸 후련함이기도 하고, 새로운 인연과 사랑을 기대하는 희망으로 바뀔 수도 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누구에게나 다르고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달라진다.
쿠팡플레이 시리즈인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사랑해서 행복했고 사랑하는데도 외로웠던 두 남녀가 헤어짐을 겪은 뒤 5년 만에 한국에서 기적처럼 재회하면서 빚어낸 사랑 이야기다. 2005년 한일 합작으로 제작된 공지영 작가, 츠지 히토나리 작가의 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원작이다. 문현성 감독이 연출하고, 이세영이 운명같던 사랑이 끝난 후, 모든 것을 잊은 여자이자 출판사 직원인 '홍'역을, 누구보다 사랑했던 홍을 잃고 후회와 그리움으로 가득한 남자이자 작가인 '준고'역을 사카구치 켄타로가 맡아 열연했다.
올해 9월 27일부터 10월 25일까지 총 6부에 걸쳐서 공개된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호평 속에 막을 내리며 최종화가 공개된 이후에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오랜 만에 만난 '웰메이드 정통 멜로'의 서사가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 냈다.
◇가을 감성 가득한 정통 멜로, 글로벌을 홀리다
쿠팡플레이가 공개한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뒷심을 살펴보면 시청률이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첫회 공개 이후 장기간 쿠팡플레이 1위를 기록했으며, 종영된 주에는 첫주 대비 시청량이 783%까지 폭등하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평점 4.5, 리뷰 수 약 10만개를 달성했고, 종영된 지 3주가 지나고 있음에도 아직 인기작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네이버 오픈톡에서는 '좋아요'가 1억회를 돌파할 정도의 역대급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의 애잔함과 절절함은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청자도 사로잡았다. 일본 아마존 프라임에서 공개된 직후 드라마 장르 인기작 1위(전체 3위)에 올랐고, 아시아 인기 스트리밍 서비스 Viu(뷰)에서는 태국,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4개국에서 인기작 TOP 5에 안착했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 라쿠텐 비키(Rakuten Viki)에서는 공개 2주 만에 미국, 브라질, 프랑스, 영국 등 103개국에서 1위에 오르며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상위권에 랭크됐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 주연 배우들도 높은 인기를 실감하며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세영은 "선물처럼 다가온 소중한 작품"이라며 "사랑해 주신 여러분께 늘 사랑이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감사했다. '준고'역의 사카구치 켄타로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꼭 하고 싶던 역할"이라며 "한국 스태프들의 배려로 행복하게 촬영했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고 했다. 문현성 감독은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셔서 더없이 행복하다"며 "작품을 끝까지 함께해 주신 분들께 언제나 사랑이 충만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완벽했던 '꽉 닫힌' 엔딩, 그리움을 달래다
일본에서 더 없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사랑을 나눴던 홍과 준고는 타국에서 준고에만 의지하다 고독에 빠진 홍과 그런 홍을 이해하지 못하는 준고의 갈등으로 인해 헤어진다. 시간이 흐른 뒤 우연히 한국에서 출판사 직원과 작가의 관계로 재회하지만 마음이 텅 비어버린 것 같은 '홍'과 '준고'가 다시 가까워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애달픔으로 이어진다. 그럼에도 서로에 대한 그리움으로 흔들리는 홍과 준고는 보는 이로 하여금 안타까움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다른 차원으로 나눠져 있었다'며 홍의 고독을 이해하지 못한 지난날을 돌아보는 '준고'의 후회는 '홍'을 향해 달려가도록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마침내 사랑을 놓아버렸던 홍과 뒤만 돌아보고 있던 준고가 서로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끝을 맺는다. '후회'라는 것은 다시 되돌릴 수만 있다면 '기회'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결말이다.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가득 채우며 클래식 멜로의 정수를 제대로 보여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새드 엔딩'으로 끝났던 지난 날의 사랑이 위로받는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일으키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못다 한 홍과 준고의 이야기, 책으로 잇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은 동명소설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한국의 공지영 작가와 일본의 츠지 히토나리 소설가가 각각 홍과 준고의 관점에서 하나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쓰였다.
드라마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 큰 사랑을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원작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2005년 12월 첫 출간된 소설은 19년이 지난 올해 8월 재출간됐다. 교보문고와 알라딘 등의 온라인서점 평점이 모두 9.7점(10점 만점)에 이른다. 홍과 준고의 사랑을 더 세밀하게 이해하고 싶어 드라마를 다 본 뒤 다시 책을 찾아온 이들이 많다. 도서관에도 예약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소설에는 홍과 준고의 감정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장면들이 가득하다.
"너무 많은 걸 바랐나 봐. 감히 영원 같은 걸 갖고 싶었나 봐. 변하지 않는 거 말이야. 단단하고 중심이 잡혀 있고, 반짝반짝 빛나고 한참 있다 돌아와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두 팔을 벌려 주는 그런 사랑. 변하지 않는 사랑...... 같은 거. 꿈꾸지 말아야 할 것을 꿈꾸고 말았나 봐."('최홍' 편 중)
"나는 꽃다발을 받아 들었지만 예기치 못한 갑작스러운 재회에 동요한 나머지 고맙다는 말조차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작게 고개를 숙여 보이며 백합 꽃다발을 가슴에 안았다. 칠 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하얀 옷을 즐겨 입던 홍이는 지금 어른스러운 검은색 정장 차림을 하고 내 앞에 서 있다." ('준고'편 중)
드라마와 소설의 차이점을 찾아보는 재미는 덤이다. 2005년 출간된 소설의 작중 시점은 1997년~2005년이고, 드라마의 시점은 2019년~2024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드라마에서는 5년 만에 홍과 준고가 재회했지만 소설에서는 7년 만에 이뤄진 재회다. 소설에서는 준고가 쓴 소설의 제목이 '한국의 친구, 일본의 친구'이나 드라마에서는 준고의 소설 제목이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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